4번타자 이성규와 번트, 연패 끊은 '허삼영표' 집요한 작전야구 [★분석]

인천=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6.08 09:14
  • 글자크기조절
image
삼성 허삼영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망주 이성규(27)를 과감하게 4번 타순에 배치했다. 기회가 왔을 때에는 주저 없이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48) 감독은 틀에 얽히지 않은 유연한 경기 운영을 통해 연패를 끊었다.

삼성은 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을 3-0으로 이겼다. 3연패를 끊고 동시에 주말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모면했다. 주간 성적 3승 3패, 승률 5할로 마쳤다. 허삼영 감독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최근 삼성은 득점력 빈곤에 허덕였다. 벤치가 집요하게 개입해 승리를 이끌어냈다.


선발 라인업부터 눈길을 끌었다. 이성규가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성규는 6일 선발에서 빠졌었다. 6회 대수비로 들어갔다가 2-6으로 뒤진 9회초 2점 홈런을 때렸다.

취재진은 경기에 앞서, 전날 홈런이 타순에 영향을 미쳤느냐 물었다. 허삼영 감독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김)동엽이가 요새 워낙 침체다. 성규는 그렇게 부담을 갖지 말고 연결한다는 느낌으로 타석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즉, 허삼영 감독은 이성규에게 전통적인 4번 역할인 '해결사'보다는 4번째 타자로서 임무를 기대했다.

image
삼성 이성규. /사진=삼성 라이온즈
0-0으로 맞선 4회초 무사 1, 2루, 이성규가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하자 허삼영 감독의 의도가 드러났다. 이성규는 초구에 곧바로 보내기번트를 안전하게 성공시켰다. 1사 2, 3루서 최영진이 중견수 앞에 깔끔한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날 경기 선취점이자 결승점이었다.


7회초 1사 1루 박승규 타석에는 번트가 여의치 않자 치고 달리기를 시도했다. 박승규가 유격수 땅볼을 쳤지만 1루 주자 최영진의 스타트가 빨라 진루타가 됐다. 득점권에 주자를 갖다 놓는 데에 성공했다. 강민호가 우익수 뜬공에 그쳐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삼성 벤치의 세밀함이 눈에 띄었다.

삼성 벤치는 3-0으로 앞선 8회초에도 1점을 위해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무사 1루서 박찬도가 보내기번트에 실패했다.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빠르게 흘러 1루 주자가 2루에서 포스 아웃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도루를 감행했다. 박찬도가 2루를 훔쳤다. SK의 폭투까지 나와 삼성은 추가득점에 거의 근접했다. 1사 2, 3루 밥상까지 차렸으나 후속타 불발로 아쉬움을 삼켰다.

매번 결정타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허삼영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 주자를 1명이라도 더 홈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달콤한 승리 후 허 감독은 "최영진이 중요한 순간에 좋은 안타를 쳐줬다. 이학주도 귀중한 홈런을 때렸다. 이를 계기로 타격감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불펜도 수고 많았다"며 선수들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