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종은 둘인데 스리 피치? 양의지가 바꾼 이재학 '마법의 체인지업' [★현장]

창원=김동영 기자 / 입력 : 2020.05.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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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양의지(왼쪽)와 이재학.



구종은 여전히 2개, '투 피치'다. 하지만 이를 3개, '스리 피치'로 바꿨다. 마법같은 일을 해냈다. 주인공은 NC 다이노스 양의지(33)와 이재학(30) 배터리다. 정확히는 양의지가 이재학을 바꿨고, 이재학이 이에 호응했다. 핵심은 속도다.

이재학은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쳤고, 시즌 2승(무패)째를 따냈다.


위기도 있었지만, 실점은 2점이 전부였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직전 등판이었던 21일 두산전 5이닝 4실점 부진도 만회했다.

비결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이재학은 속구-체인지업을 구사하는 투수다. 시즌 전체로 보면, 속구 비중이 51.1%, 체인지업 비중이 47.2%다. 거의 1대1 비율. 슬라이더를 조금 섞는다(1.7%).

27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이재학은 89개의 공을 던졌는데, 속구가 50개, 체인지업이 38개였다. 슬라이더는 단 1개. 속구 아니면 체인지업이었다. 극단적인 투 피치다.


선발투수가 구종이 2개면 쉽지 않다. 3개~4개의 구종을 던지는 쪽이 유리하다. 하지만 이재학은 투 피치로 오랜 시간 KBO 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대신 변화는 있다. 체인지업의 '속도'다.

양의지는 "처음 NC에 온 이후 (이)재학이와 배터리를 이룰 때 어려움이 있었다. 아무래도 투 피치는 만만치 않다. 그래서 체인지업 구속에 차이를 주도록 주문했다. 빠른 것과 느린 것으로 나눠 스리 피치를 만들었다. 재학이가 잘 써먹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재학의 체인지업의 구속은 평균으로 120km 정도 된다. 하지만 그 속에도 차이가 있다. 27일 이재학의 체인지업은 최고 122km에 최저 107km의 분포를 보였다. 차이가 무려 15km에 달한다. 빠른 체인지업과 느린 체인지업을 던진다. 이것이 마법처럼 효과를 보고 있다.

이재학으로서도 양의지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 할 수 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10승을 올렸던 이재학이지만, 2017년과 2018년은 각각 5승씩에 그쳤다. 투 피치의 한계가 보인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2019년 양의지가 NC에 왔고, 이재학도 효과를 봤다. 당장 2019년 10승 4패, 평균자책점 3.75를 찍으며 부활에 성공했다. 올해도 초반 2승을 올리는 중이다. 구종 추가를 하지 않아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양의지와 이재학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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