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찬스홀도 사이좋게' 고진영-박성현,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영종도(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05.24 20:50
  • 글자크기조절
image
고진영(왼쪽)과 박성현./사진=세마스포츠마케팅.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솔레어)과 3위 박성현(27·솔레어)이 완벽한 무승부를 거뒀다. 1000만원이 걸린 찬스권에서도 말이다.

고진영과 박성현은 24일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에서 나란히 상금 5000만원을 확보하며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LPGA 투어가 시즌 개막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랭킹 1위와 3위 선수 간의 맞대결이 펼쳐져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들의 명성에 걸맞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경기 전부터 두 선수는 상금 절반씩 획득해 사이좋게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역전의 재역전을 거듭하는 치열한 승부 끝에 두 선수는 정확히 절반인 5000만원씩을 획득하며 대회를 마쳤다. 말 그대로 본 없는 드라마였다.

찬스홀에서도 장군멍군이었다. 이번 대회에는 선수들이 각각 한 번씩 1000만원의 상금을 추가로 걸 수 있는 찬스홀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자신이 사용한 찬스홀을 지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상대의 찬스를 잡아내면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먼저 찬스홀 카드를 꺼낸 것은 박성현이었다. 고진영이 1600만원(박성현 1200만원)으로 앞서가던 12번홀(파3)에서 박성현은 경기의 흐름을 뒤집기 위해 찬스 카드를 썼다. 하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1번홀도 무승부였던 터라 2홀 상금과 찬스홀 1000만원의 상금을 더해 13번홀(파4)에서 2400만원의 상금이 걸리게 됐다. 승자는 고진영이었다. 박성현의 버디 퍼트는 짧았지만 고진영은 정확하게 홀컵 안으로 넣었다. 이 홀에서만 2400만원을 획득한 고진영은 총 4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다.

앞서가던 고진영은 17번홀(파4)에서 찬스 카드를 꺼냈다. 이 홀에서 총 2600만원이 걸려 있었다. 16번홀·17번홀 상금에 찬스홀 상금까지 포함됐다. 고진영은 승부에 쐐기를 박고자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박성현이 웃었다. 고진영의 퍼트는 아쉽게 홀 컵을 빗나갔고, 박성현은 정확하게 성공시켰다.

경기 후 고진영과 박성현도 서로의 찬스홀을 따낸 것에 대해 신기해 했다. 고진영은 "(박성현) 언니가 못한 게 아니고 내가 잘해서 2400만원을 가져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박성현은 "13번홀에서 (고)진영이가 버디로 큰 금액을 가져갔을 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상금 큰 홀, 남은 홀도 많아서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했다"면서 "17번홀 찬스홀 퍼팅할 때 마음 편하게 퍼팅을 했던 것 같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들어갔을 때 정말 기뻤다. 친구 캐디에게 '이게 한 방이야. 역시 인생은 한 방이야'라고 말했다. 짜릿했다"고 기뻐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