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n번방 사건' 피해자 "가해자, 음란행위 하는 남자들의 알 권리라고 하더라"

전시윤 기자 / 입력 : 2020.04.0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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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PD수첩' 캡처


미성년자 여성 등을 협박해 촬영한 성 착취 동영상을 메신저에 유포한 일명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들에게 들었던 말을 언급했다.

31일 오후 11시에 방송된 MBC PD수첩 '악의 끝판, N번방'에서는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이른바 'N번방' 사건을 다뤘다.


이날 피해자 와치맨 단체채팅방 피해자 김희진(가명) 씨는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생각으로 인해 '끓는 물을 내 얼굴에 부어버릴까'라는 생각까지 했다. 나 자신을 해치고 싶었다. 진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김희진 씨의 피해 사례는 전 남자친구의 성관계 영상 유출 때문이었다. 전 남자친구가 용돈이 필요하다며 텀블러(SNS 중 하나)에 성관계 영상을 팔았고, 와치맨이 해당 영상을 구했다.

김희진 씨는 "와치맨이 (내 영상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이용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영상을 내려달라 호소했으나, 아랑곳하지 않더라. 오히려 조롱했다. '자기는 삭제할 생각이 전혀 없다, 자기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와치맨이 '그냥 국민에게 알 권리가 있는 걸 알려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위행위를 하는 남자들의 알 권리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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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PD수첩' 캡처


또 다른 피해자 이소희(가명) 씨는 신원이 유출돼 경찰에 신고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소희 씨는 "누가 '누구 누구 님, 여기에 도용되신 거 같아서 알려드려요' 하면서 링크를 보내주더라. '누가 나를 신고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너 지금 트위터에 이메일이랑 전화번호 다 등록을 해야 한다. 그래야 괜찮아질 거 같다'고 이야기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입하는 순간 해킹이 되는 시스템이었다.

잠시 후 경찰을 자처하는 사람이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그는 "'경찰이라서 너 신고당한 거 안다. 수사에 들어가야 하니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고 하더라"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주소나 학교, 학과, 직업 이런 정보들을 싹 다 달라고 한다. 부모님한테 연락 갈 수 있으니 막아주겠다고 하더라. 그러면 얼굴이 다 나오게끔 옷을 하나하나 벗는 영상을 찍어야 한다고 하더라"며 "무서워서 내가 3~40분 정도 대답을 안 하니 '안 할 거냐'면서 재촉하더라. 이내 내 개인정보를 뿌리겠다며 '5, 4, 3, 2, 1' 초를 세고 '개인 정보 뿌리겠다. 알아서 해라' 이런 식으로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에 따르면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피해자는 16명의 여성 미성년자를 포함해 총 7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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