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2번? 이강철 감독 "중심 약해지면 소용 없다"

수원=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3.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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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사진=KT 위즈
'강한 2번타자'에 대한 이강철(54·KT 위즈) 감독의 생각은 확실했다. 2번에 무게를 준다고 후속 타선이 약해지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작된 '강한 2번' 이론은 최근 KBO리그에도 스며들었다. 가장 강력한 타자의 타순이 4번에서 점점 올라오고 있다. 잘 치는 타자가 앞 타순에 나와 한 타석이라도 더 서야 통계적으로 득점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근거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해 시범경기 때 홈런왕 박병호(34)를 2번에 배치해 실험했다. 페넌트레이스 땐 볼 수 없었지만 신선한 시도였다. 올해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도 이를 테스트했다. LG는 김현수(32)를, 삼성은 구자욱(27)을 2번에 놓고 연습경기를 펼쳤다.

KT 위즈의 경우라면 '2번타자 강백호(21)'를 떠올려 볼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강한 2번 좋죠"라 운을 뗀 뒤 "뒤에도 계속 좋은 타자가 있다면"이라 단서를 달았다. 이 감독은 그러면서 과거 넥센 히어로즈 시절의 타순을 떠올렸다. "그때 넥센(現 키움)이 3번 이택근, 4번 박병호, 5번 강정호에 뒤에는 유한준까지 있었다. 1번이나 2번이 출루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박병호, 강정호 타순에 1점이 꼭 났다"며 혀를 내둘렀다.


즉, 그 정도로 꽉 짜인 타자들이 즐비할 때 '강한 2번'이 유용하다는 뜻이다. 올 시즌 KT는 심우준(25)과 김민혁(25)으로 테이블세터를 구성할 전망이다. 강백호와 로하스, 유한준이 클린업트리오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는 심우준, 김민혁 둘 다 1번 타자라 생각한다. 둘 중에 한 명만 나가면 클린업에서 해줘야 한다"며 득점 공식을 살짝 공개했다. KT는 '강한 2번' 대신 발 빠른 출루형 타자 2명을 앞에 배치하고 중심 타선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LG 류중일 감독도 비슷한 견해다. '김현수 2번'의 키는 외국인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6)가 쥐고 있다. 류 감독은 "라모스가 4번타자로 역할을 확실히 해준다면 김현수 2번이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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