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
삼성 라이온즈의 돌아온 '끝판왕' 오승환(38)이 허삼영(48) 신임 감독 체제에 강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지난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막판 취재진을 만나 오승환에 관한 일화를 짤막하게 들려줬다. 그는 "오승환이 어느 날 고참 회식을 마치고 방에 찾아왔다. '제가 다 정리했습니다!'라고 말하더라. 빈말이라 하더라도 고마웠다"고 돌아봤다.
오승환이 선수단 맏형은 아니다. 권오준(40), 윤성환(39)보다 어리다. 그럼에도 그는 삼성 왕조의 주역이자 일본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를 모두 섭렵해 사실상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다.
그런 오승환이 중심이 돼 허 감독 리더십 밑으로 똘똘 뭉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신임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바로 선수단의 마음을 얻는 것인데 오승환이 큰 힘이 돼 줬다.
허 감독에 따르면 오승환은 "왜 운동을 하는지, 감독님의 목적에 다 공감했다. 감독님 하시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하시면 된다"며 굳은 신뢰를 보냈다. 허 감독은 "결과가 과정을 아름답게 해준다. 정말 고마운 존재"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허삼영 삼성 감독. /사진=OSEN |
허 감독은 그래서 귀를 활짝 열었다. 코치진과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반영했다. 전훈 막판인 3월 6일과 7일 훈련은 선수들이 직접 시간표를 짰다. 이 가운데 오승환도 고참들의 뜻을 모았으니 허 감독은 든든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오승환은 허삼영 감독이 취임한 직후에도 듬직한 한 마디로 믿음을 심었다. 허 감독은 2019년 11월 취임 기자회견 당시 "오승환이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 한 마디로 다 끝났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정말 행동으로 보여주며 '허삼영호'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