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의 평균연봉 감소, 반짝 우연일까 변화의 서막일까 [★분석]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2.19 15:49 / 조회 :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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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 /사진=뉴스1
KBO 리그 평균 연봉이 12년 만에 줄어들었다. 우연이 겹친 반짝 삭감일까, 아니면 필연적인 변화의 서막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7일 2020 KBO 소속 선수의 연봉 현황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건 평균 연봉 감소다.

2020년 리그 10개 구단 전체 선수의 평균 연봉(신인·외국인 제외)은 1억4448만원이다. 지난해 1억5065만원에서 4.1% 감소했다. 구단별 상위 28명(1군 엔트리 기준)의 합산 평균 연봉은 2억3729만원으로 역시 지난해(2억5142만원) 대비 5.6% 하락했다.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1215만원으로 시작한 뒤 꾸준히 상승했다. 2008년 한때 감소(2007년 8472만원→2008년 7972만원)했으나, 이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그러다 올해 다시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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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020년 KBO 리그 선수(외국인 및 신인 제외) 전체 평균 연봉 현황. /그래픽=스타뉴스
◇ 이유 1. 고액 연봉자들의 은퇴와 이적

올해 평균 연봉이 줄어든 구단은 SK와 한화, KIA, 롯데 등 4개이다. 감소 폭도 크다. 지난해 평균 연봉 대비 SK가 20.2%, 한화가 18.1%, KIA가 17.7%, 롯데가 16.3% 삭감됐다.

이들 구단의 공통점은 고액 연봉자가 팀을 떠났다는 것이다. SK는 팀 내 최고 연봉(15억원)을 받았던 김광현(31)이 미국 세인트루이스로 진출했다. 한화는 김태균(38)의 연봉이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삭감됐으며, 7억원을 받던 정근우(38)가 LG로 떠났다.

KIA 역시 이범호(39·6억5000만원)가 은퇴했으며, 5억원을 받았던 안치홍(30)이 롯데로 이적했다. 롯데는 전준우(34·5억원), 안치홍(2억9000만원) 등 프리에이전트(FA)와 계약하기는 했으나, 손승락(38·7억원)과 윤길현(37·5억원)이 은퇴와 재계약 불발로 팀을 떠났고 4억원을 받았던 송승준(40)은 5000만원만 받고 뛴다. 한 해당 구단 관계자는 "고액 연봉 선수들이 빠진 것이 평균 연봉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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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시즌 구단별 연봉 비교. /자료=KBO
◇ 이유 2. 초대형 FA 계약이 사라진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전체적으로 평균 연봉이 줄어든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은퇴하거나 연봉이 삭감되는 고액 연봉자들은 매년 있어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또다른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형 FA 선수들의 감소 추세를 꼽을 수 있다. 올해 KBO 리그 연봉 킹은 지명타자 이대호(38·롯데)다. 4년 연속 리그 최고 연봉(25억원)이다. 포지션별로는 투수는 양현종(32·KIA)이 23억원, 포수는 양의지(33·NC), 내야수는 박병호(34·키움), 외야수는 손아섭(32·롯데)이 각각 가장 많은 20억원을 받는다.

이밖에 SK 이재원(32) 13억원, LG 김현수(32) 13억원, 삼성 강민호(35) 12억5000만원, KT 황재균(33) 12억원 등이 올해 각 구단 최고 연봉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대부분 FA 호황기였던 2015년과 2019년 사이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올해는 과거 같은 초대형 FA 계약이 나오지 않았다. 소위 'S급'으로 평가되는 대형 FA들이 사라진 것이다. 올 시즌 FA 중 10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투수는 정우람(35·한화)의 8억원, 타자는 오지환(30·LG)의 6억원이 최고액이다.

수도권 구단의 한 관계자는 "FA 선수들이 약화한 측면이 전체적인 연봉 감소로 이어진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양의지와 최정(33·SK·12억원), 이재원 정도만 따뜻한 대우를 받았을 뿐, 나머지 FA들은 그렇지 못했다. FA 선수들이 하락 추세에 있으면서 평균 연봉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FA 시장에 S급 선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황금세대'라 불린 1982년생 선수들이 하나둘씩 은퇴하면서 평균 연봉도 점점 떨어지는 분위기다. 일례로 1990년대생 선수들 중엔 S급은 물론 A급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FA 등급제를 시행한다고 해서 팀들간 경쟁이 붙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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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창원NC파크에서 열렸던 2019 KBO 올스타전 모습. /사진=뉴스1
◇ 이유 3. 온정주의 버린 구단의 긴축 재정?

더불어 각 구단들이 연봉 협상할 때 과거에 비해 온정주의를 버리고 더욱 엄격하고 냉정한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평균 연봉이 감소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에 대해 선을 그었다. 지방 구단의 한 관계자는 "연봉 협상의 경우에는, 이미 고과 산정 방식에 따라 연봉을 지급한지 오래"라며 "팀 성적이 나쁘면 대개 개인 성적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부 연봉이 감소한 선수들이 나올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연봉이 감소한 4개 구단 중 SK만 지난해 3위에 올랐을 뿐 나머지 팀들은 모두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모기업이 재정적으로 흔들린다면 연봉 협상 역시 긴축 기조로 바뀔 수 있으나, 현재 대부분 팀들이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이건 FA 계약과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 선수단 연봉 지급과 FA 계약은 구단의 재정 상황 및 투자 의지와는 별개라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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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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