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향 /사진=이동훈 기자, 한복협찬=금의재 |
1991년생 배우 조수향(29)은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이 됐다. '뜻을 세우고 스스로 나아갈 시기'(이립(而立))라는 의미다. 그만큼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도 한껏 무거워질 나이다.
지난해 11월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조선 로코-녹두전'에 출연한 그는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장을 이뤘다. 영화 '궁합'(2018) 이후 또 한 번 사극에 도전한 그는 과부촌 과부 김쑥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했다. 제법 부담을 느꼈을 법 하지만, 한층 무르익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설 연휴를 맞아, 조수향이 많은 사랑을 보내준 시청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스타뉴스 사무실을 찾았다. '조선 로코-녹두전' 이후 또 다시 한복을 차려입은 그는 "드라마 촬영 때 입은 한복은 이렇게 곱고 화려한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잘 갖춰진 한복을 입으니까 신분이 상승한 느낌이 든다"고 웃었다.
조수향 /사진=이동훈 기자, 한복협찬=금의재 |
극 중 조수향이 연기한 김쑥은 낮에는 양조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베일에 싸인 무사 집단 '무월단'의 행동대장으로 활동하는 캐릭터였다. 작고 아담한 체구에 가녀린 인상과 달리, 뛰어난 무술 실력을 발휘하며 반전 매력을 뽐냈다. 조수향은 극 설정상 화려한 액션신을 소화하기 위해 3개월 간 무술을 연마하며 작품에 몰두했다.
"장검을 한 손으로 들고 컨트롤을 해야 하는데 처음엔 팔 힘이 없어서 힘들었어요. 팔굽혀 펴기, 악력 운동 등 팔 근육을 단련하기 위한 운동을 많이 했죠. 막상 현장에 가니까 겁도 많이 났어요. '잘 못 찍으면 어쩌나', '다치면 어쩌나'는 불안감도 있었죠. 그런데 막상 찍으니 적응이 금세 되더라고요. 무술 감독님도 칭찬해주셔서 촬영할 땐 신나게 했어요. 하하."
'낮과 밤'이 다른 캐릭터인 만큼, 감정 조절에도 각별히 더 신경을 써야 했다. 조수향은 "부담스럽지 않게, 매끄럽게 인물을 표현해야 하니까 중간 지점을 잘 가지고 가야 했다"며 "그래야 이 사람의 속내를 알 수 없는 느낌이 날 것 같아서 감정신을 찍을 때도 너무 오버하지 않고 절제를 많이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조선로코-녹두전'의 남녀 주인공 장동윤(전녹두 역), 김소현(동동주 역)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장동윤과 연기에 대해 "합을 많이 맞춰보면서 어느 정도 신뢰가 많이 생겼던 것 같다"며 "서사가 녹두 중심이 많아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서로 위로하고 이해하면서 재밌게 찍었다"고 말했다. 김소현과는 2015년 방영한 KBS 2TV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를 통해 한 차례 만난 적 있다며 "많이 부딪히는 장면은 없었지만 잠깐 마주치더라도 재밌게 찍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조수향 /사진=이동훈 기자, 한복협찬=금의재 |
'조선로코-녹두전'을 마친 조수향은 설 연휴 기간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어렸을 때부터 '서른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는데, 그래서 축하를 많이 받았다"는 조수향은 빨리 떡국을 먹고 설 명절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저희 집이 큰 집이라 제사를 지내고, 언니가 있는 경기도 신혼집에 갈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는 연기자로서 새로운 도전도 꿈꾸고 있다. 30대가 된 만큼, 나이에 걸맞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그는 "20대 때는 어릴 적 기억에 휩싸여서 살아가는데 지장이 있고, 성인이 덜 된 느낌의 역할들을 많이 받았다"며 "30대가 되면 유년시절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선택한 일들에 대한 경험이 쌓이지 않나. 이제 그런 역할들이 훨씬 매력적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선로코-녹두전'을 통해 새롭게 빛난 조수향. 2014년 24살의 나이에 정식 데뷔해 어느덧 연기 생활 7년 차가 된 그가 30대에는 어떤 필모그래피를 쌓아갈지 기대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는 안 좋은 일들이 없는 사회가 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연기를 많이 보여 드릴 테니까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