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이해준·김병서 감독이 밝힌 고민과 선택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1.01 11:30 / 조회 : 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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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준 감독 김병서 감독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이 기사는 '백두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9일 개봉한 영화 '백두산'이 크리스마스 휴일과 연말에 이어 새해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관객과 만나고 있다. '백두산 화산폭발이 일어난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이 재난 영화는 압도적 스케일과 명품 연기로 벌써 60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았다. 그동안 다양한 재난영화가 한국 관객에게 사랑 받은 가운데, '백두산'은 실제 화산 폭발 가능성이 있는 백두산의 이야기를 다루며 더욱 관객을 사로잡는다. 그 '백두산' 폭발 재난 영화를 시작하고, 마무리 한 이해준 감독(46), 김병서 감독(40)을 만났다.

이해준 감독과 김병서 감독은 영화 '김씨표류기', '나의 독재자'등을 함께 했다. 당시에는 이해준 감독이 연출을 했고, 김병서 감독은 촬영 감독으로 촬영을 했다. 두 사람은 '백두산'을 공동연출하며 감독 대 촬영감독이 아닌, 감독과 감독으로 함께 했다. 이해준 감독은 업무가 달라졌을 뿐, 협업 한다는 지점에서는 같다고 말했다.

성탄절, 연말연시를 함께 한 영화는 관객의 기억에 오랜 남는다. '백두산'도 수백만 관객의 2019년 연말을 함께 한 영화로 남을 것이다. 이해준 감독 김병서 감독은 연말연시에 관객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많은 관객들이 '백두산'을 찾고 있다.

-이해준 감독 : 관객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연말은 1년 중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이고, 저도 영화와 함께 보낸 기억이 많다. 그런 시간을 저희 영화와 함께 해주시는 관객들이 감사하다. 그런 연말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영화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난 영화라고 하면 연말에 안 맞는 소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백두산'은 화산을 소재로 하는 재난 영화이지만 어쨌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고, 영화를 보고 나면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김병서 감독 : 가족분들이 같이 보시면서 한해를 정리하고 따뜻한 마음들을 나올 수 있으면 기쁠듯 하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소재는 현실적이라서 크게 와닿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현실적이기 때문에 남북 분단 등 실제적인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 이런 장면들을 표현할 때 고민이 많았을듯한데.

-김병서 감독 : 아무래도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지점에서 장르 영화가 충족되어야 할 영화적 상상력과 재미 그런 균형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균형이 잡혀야 영화적 사실을 확보하는 것이 의미 있다. 한반도라는 땅에 발을 딛고 있는 공감대가 있지만 복합적인 지정학적 정치관계도 있다. 그런 것들이 저희 영화의 모서리로 드러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 지점들의 요소들을 영화적 사실감을 담보해주는 그런 수위에서 썼다.

-이해준 감독 :실제 사실과 영화적 사실 사이의 균형에 대해서 처음부터 생각했다. 백두산이 실제로 터졌을 때 한반도에 주는 피해와 영향은 영화보도 참혹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백두산 폭발 피해의 양상 뿐 아니라 정치적 상황, 지정학적 위치 등은 영화적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로 쓴 것이다. 현실을 대비해서 받아들이기보다 영화적으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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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서 감독, 이해준 감독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이해준 감독은 그동안 스토리와 캐릭터 중심의 영화를 선보였는데 '백두산'은 기존의 작품과 결이 다른듯 하다.

-이해준 감독 : 이 영화의 시작도 분명한 장르영화를 만들자는데서 시작됐다. 보통 작품을 만들 때 소재와 스토리로 먼저 시작하는데, 이 영화는 장르 영화를 먼저 하겠다고 하고, 그 욕망으로 소재와 이야기를 찾은 경우다. 애초부터 이 영화가 가져가야 할 틀은 정해져 있었다. 그 속에서 이야기를 찾았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있는데, 또 하나의 주인공인 백두산이었다. 백두산이 주는 비주얼적인 모습을 영화에서 표현함과 동시에 거대한 운명과 맞서서 운명을 이겨내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짜야만 했다. 그 전에는 캐릭터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측면이 컸지만 이번에는 그거보다 백두산이라는 큰 설계안에서 캐릭터가 동선을 갖고 움직여야 해서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두 사람은 감독과 촬영 감독에서 이번에는 공동 연출했다. 그 전 작업들과 어떻게 달랐나.

-이해준 감독 : 김병서 감독이 전에 촬영할 때는 잠이 많았는데, 이번에 함께 하면서 그렇게 잠이 많은 친구는 아니구나 알게됐다. 감독이 되다 보니까 해야 될 이들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감독이 참 외로운 일인데, 외로움을 누군가에게 토로하거나, 그걸 말할 상대가 없다. 본인이 담고 가야 되는 부분도 많고. 그런 면에서 서로 이야기할 상대가 있고, 문제가 있으면 토로할 대상이 있고 같은 방향으로 의논도 할 수 있고,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이 공동 작업의 장점인 것 같다. 맛있는 것도 나눠 먹고.

-김병서 감독 : 맛있는 것 같이 먹는 것은, 사실 저는 초딩 입맛인데 서로 맞춰줘야 했다. 서로 입맛을 맞춰가는 과정 그런 것이 공동 협업인 것 같다. 서로 이해하게 되고 또 생각나고, 먹다 보면 입맛이 바뀌듯이 그런 과정들이 있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마치 부부 사이 같다?) 아니요.(웃음) 부부처럼은 아니겠지만, 이번에 연출 하면서 잠이 많이 줄더라. 제가 이전에 촬영을 할 때는 시나리오, 투자 캐스팅 그 이후부터 합류하니까 영화 시작 출발선에서 하지만 연출자는 그 전에 막연함을 구체화 시키는 과정이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어떤 분들은 오롯이 혼자서 견뎌내는 것이 연출이라고 하지만 협업의 시너지를 느꼈다. 그 과정에서 저희가 가진 장점들이 더해져 작품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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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두산' 스틸컷


촬영장에서 월수금, 화목토로 나눠서 연출했다고 하던데.

-김병서 감독 : 하정우 배우가 그렇게 재밌게 이야기 했더라. 진짜 다음에는 월수금 화목토로 나눠서 할까 싶다. 현장에서 둘 다 함께 했고, 의식적 분담이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촬영 진행할 때, 테이크와 컷을 외칠 때 동시에 하다가 전달 안되고, 혼선이 되는 문제가 있어서 컷 하는 무전기를 누가 잡느냐를 나눴다. 서로 눈을 보고, 오케이 하면 컷 되는 건데 현장에 혼선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서 무전으로 디렉션 전달할 때 요일을 나눠서 번갈아 가면서 했다.

-이해준 감독 : 현자에 무전기가 늘 두 개가 있었는데 하다보면 내 차례가 아닌데 컷을 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 지점이 비슷하다. 무전기 두개가 불편 하니 나눴다. 저희는 형태만 달랐지 그 전에도 협업을 했고, 일을 안할 때도 늘 같이 있었다. 같이 참여하지 않는 영화가 없었고, 항상 같이 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보니 그 전의 협업들이 이번 공동연출을 하기 위했던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전 작업과 큰 차이가 없을 만큼 이번에도 협업 했다.

흔히 화산 폭발 재난 영화라고 하면 빨간 용암과 마그마를 떠올린다. '백두산'은 화산재와 지진에 집중했는데.

- 김병서 감독 : 만약 재난이 마그마 같은 형태라면 백두산 근처의 인물이 설정 됐어야 했다. '볼케이노'나 '단테스 피크' 같은 영화는 화산지대에서 벌어져서 생존하는 이야기가 아닌다. 우리는 마그마 방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 거기까지 가는 이야기다. 어떤 분들이 기대하셨던 것과는 다른 비주얼일 수 있다. 사실 백두산이라는 것이 익숙하면서도 막연하다. 가까운 듯 먼 곳이기도 하다. 그 곳을 향해서 가는 여정이기 다른 화산 재난 영화와 때문에 차이가 있었다.

'백두산'은 초반 15분 지진 장면이 압도적이다.

- 이해준 감독 : 화산 폭발로 재난이 벌어지다보니 그 강남역 지진 시퀀스는 보시는 분들의 진입로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 안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몰입해서 볼 수 있게 확실하게 사실감을 갖고 그 진입로를 열어줘야 이 영화가 겪고 닥친 현실을 바라볼수가 있다. 이 영화가 주는 재난의 형태들과 사실감과 재난의 스케일을 강남 역부분에 초점 맞춰서 설계했다.

남산타워나 이순신 장군 같은 랜드마크가 아닌 강남역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 이해준 감독 : 이 영화의 재난에 대한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우리가 익숙하고 익히 하는 공간을 통해서 표현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강남역을 떠올렸다. 형형색색의 간판들, 누군가의 맛집도 있고, 프랜차이즈도 있다. 그것이 무너지는 것을 통해서 사실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 그런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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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두산' 스틸컷


수지가 임산부로 등장하는데, '부산행' 등 재난 영화에 임산부가 등장하는 이유가 있나.

- 이해준 감독 : '부산행'에 임산부가 나왔던 것이 겹칠 수도 있는데, 저희는 지영이라는 인무을 그리면서 누구의 아내나 누구의 엄마로 접근하지 않았다. 지영이라는 인물은 이 영화에서 어떻게 보면 재난을 온 몸으로 통과하는 인물이다. 홀로 거대한 재난을 뚫고 역경의 길을 가는 인물. 뭔가 이 영화에서 따로 존재하는 로드무비의 일을 수행하는 존재인데 자신의 안위와, 생존을 위해서 가는게 아니라,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 힘을 내는 인물이기를 바랐다. 그것이 뱃속의 아기로 표현 된 것이고, 자신보다 다른 무언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뚫고 나가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설정이었다.

물에 빠진 수지가 살아나는 장면은 영화에서 생략 돼 있다.

-이해준 감독 : 편집하다 보면, 어떤건 보여주면서 나오는 장점이 있고 어떤 것은 생략을 통해서 힘을 받는 것이 있다. 북쪽과 이쪽과 교차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시퀀스인데, 그런 부분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지영이 물속에 들어갔을 때 그 이후 상황을 생략하면서 생략의 장점을 생각한 것이고, 그것을 선택했다.

-김병서 감독 : 편집과정에서 리듬을 수정했고, 그런 부분에서 편집 된 시퀀스가 있다. 지금도 그 선택에 대해 여러 생각이 많다. 그게 옳은 선택이었었는지 관객들의 감상을 보면서 다시금 복기해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어떤 부분은 배우분들께도 죄송한 부분이 있다.

이병헌 하정우 두 배우와 작업은 어땠나.

- 김병서 감독 : 너무 좋았다. 일단 두 사람이 한 프레임에 같이 서 있을 때 좋다. 처음 투샷을 찍었을 때 인상적이었다. 제가 두 분이 같이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컷을 못했다. 서로 굉장히 다르면서 합이 좋고. 그래서 더 다채롭다. 다름에서 오는 묘한 텐션이 생기고, 거기서 시너지와 쾌감이 나온다. 근사했다.

-이해준 감독 : 두 사람의 투샷이 한 화면서 들어오는 첫 촬영이 수용소 였다. 처음으로 두분이 한 화면에 담겼을 때 전율이 왔다. 또 계속 두 사람의 애드리브가 겹처 가는 장면들 덕분에 캐릭터가 생겨나는 장면이 나와서 고마웠다.

영화가 (인터뷰 당시) 500만 넘어서 흥행 질주 중이다. 그런데 아직 손익분기점이 좀 남았다. 다음에는 좀 작은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것 같은데

-김병서 감독 :(웃음) 그런 생각도 있다. 저희는 이 영화를 통해서 새롭게 도전하는 지점이 있었다. 적어도 저희가 이 산업에서 이런 장르적인 확장과 기술적인 시도를 했기 때문에 그런 도전이 이어지려면 저희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야 된다는 생각이 있다. 산업에 피해 끼치면 안되니까 그런데서 오는 걱정과 부담이 있다.

-이해준 감독 : 이 영화가 비주얼적으로 재난영화가 한국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지표를 보여주셨다고 이야기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 이야기 들으며 생각해본게 이 영화가 산업에 피해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이 영화보다 더 발전된 VFX가 구현되고, 충실하게 구현된 장르물이 양산되기 위해서 저희가 출발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음 작품도 같이 할 계획이 있나

-이해준 감독 : 같이 하자, 함께 하자고 했다. 그때는 또 다른 방식으로 협업을 같이 발전시켜보자고 이야기 하고 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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