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중간결산] 정우성과 난민소녀..반환점 BIFF 결정적 순간들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19.10.07 07:00 / 조회 :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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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3일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지난 3일 개막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첫 주말을 마치고 반환점을 돌았다. 태풍으로 전야제가 취소되고, 주요 행사가 열리는 해운대 그랜드호텔의 파업 등으로 긴박한 순간들이 있긴 했지만 많은 관객들이 영화제를 찾고 있다. 이번 영화제는 매진 행렬이 계속될 만큼 관객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반면 뚜렷한 화제나 논란 등은 적다. 반환점을 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결정적인 장면을 정리한다.

정우성, 난민 소녀와 차별 편견 반대 노래

3일 개막식은 '소통과 공감'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재도약을 꿈꾸는 부산국제영화제기 지향하는 가치를 담은 것. 이에 따라 소외, 소수계층을 포용하는 무대를 올렸다.

개막식에서 미얀마 카렌족 소녀 완이화와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로 구성된 '안산 안녕?!오케스트라' 단원들,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 김해문화재단 글로벗합창단 등 총 246여명이 '나는 하나의 집을 원합니다'를 불렀다. 카렌족 난민인 완이화는 태국 난민캠프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정착했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정우성과 이하늬는 내레이션으로 이 노래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하늬는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다양성은 세상을 한층 풍요롭게 합니다"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차이 때문에 차별하지 않는 세상 다양한 문화의 가치와 매력을 공유하는 세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라고 전했다.

정우성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평소 난민 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혀왔다. 그렇기에 정우성의 사회, 내레이션, 완이화의 공연은 이번 영화제가 추구하는 바를 분명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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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인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답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마이크 피기스 감독, 브렉시트 작심 비판..英 대서특필

영국 출신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브렉시트를 강하게 비판했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한국에 잘 알려진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이번 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이다. 그는 4일 열린 기자 회견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지난해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일본배우 쿠니무라 준에게 일본 해상자위대 욱일기 논란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온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심사와 관계없는 민감한 현안에 대해 질문이 나온 것.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브렉시트 사태가 영화계에도 변화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자 "우린 지금 초현실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총리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되기를 바라고 있다. '어리석지 않나'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게 됐다. 유럽연합 탈퇴 자체도 복잡할 것이고 간단하고 쉬운 방식으로는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브렉시트 논의는 이미 많은 사회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모든 것들은 변할 것이고 유럽에 미치는 영향도 있을 것이다. 전세계의 혼란을 갖고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에 대해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만 나도 우려하고 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정치적 상황은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는데 브렉시트는 다르다. 혼돈의 시기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외신들을 통해 영국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브렉시트를 놓고 영국 여론이 극단적으로 갈려있는 만큼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발언은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영국의 이 같은 반응을 전해 듣고 주위에 "이러다 영국에 못 돌아가는 게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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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5일 열린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에서 악화된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답하기 전에 숙고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韓日 관계 악화? "이런 질문 예상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최근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해 "영화의 힘을 믿는다. 영화인들이 연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5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백화점 센텀 문화홀에서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갈라 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모더레이터를 맡은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질문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고레에다 감독님은 작품과는 무관한 질문에는 노코멘트 하셔도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었다"라고 웃은 뒤 잠시 고심하고 답했다.

그는 "5년 정도 전쯤이었는지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치적인 압력을 받고 개최가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그 때 전세계 영화인들이 부산영화제에 대한 지지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그때 미력하나마 목소리를 내고,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그런 어려운 시기를 거쳐서 부산영화제가 지금까지 잘 이어져왔고, 저도 이 자리에 잘 올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 당시 부산영화제가 대응을 잘했고 잘 견뎌냈다고 생각했다. 정치적인 문제나, 고난을 겪고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이 연대하며, 이런 형태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저 또한 이자리에 있다. 이 자리에는 영화의 힘을 믿는 사람들, 영화 만드는 사람 뿐 아니라 영화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다 와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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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과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6일 열린 오픈토크에서 관객에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박찬욱 감독 "'액스' 필생의 프로젝트..대표작 삼고파"

박찬욱 감독이 한 때 중단됐던 프로젝트 '액스'를 대표작으로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6일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박찬욱 감독과 '어른의 부재'를 들고 10년만에 부산을 찾은 그리스 출신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오픈 토크가 열렸다. 1933년생인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86세 고령에도 꾸준히 영화를 만들고 있는 거장. '제트' '계엄령' '의문의 실종'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등 수많은 영화를 연출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 자리에서 "제가 필생의 프로젝트로 꼭 만들려고 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제목은 '액스'인데,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님이 먼저 프랑스어로 만드셨고 판권을 갖고 계시죠. 저는 영어 영화로 만들려고 하는데, 감독님과 감독님 부인이 제 영화의 프로듀서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미스터리 소설인 '액스'는 23년간 제지회사에서 일해온 50대 남성이 직장에서 정리해고되자 취업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가짜 제지회사 구인광고를 낸 뒤 자기보다 스펙이 뛰어난 사람들을 죽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 이후 차기작으로 할리우드에서 '액스'를 만들려 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투자가 불발돼 무산됐다. 이후 박찬욱 감독은 BBC드라마 '리틀 드러머걸'을 찍었다. 박찬욱 감독은 '액스' 프로젝트를 재가동하고 있다는 후문.

박찬욱 감독은 "(액스는)아직 만들어지진 않았지만, 꼭 만들 것이고 제 대표작으로 삼고 싶은 영화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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