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 붕괴위기" 차명석 단장, 이례적 대규모 입단테스트 배경 [★현장]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9.09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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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차명석 단장. /사진=뉴스1
"대학야구가 지금 붕괴 위기입니다."

차명석(50) LG 트윈스 단장은 이례적인 대규모 입단 테스트를 기획한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LG는 9일 오전 9시부터 2군 훈련장인 LG 이천챔피언스파크서 '신고선수 입단 테스트'를 실시한다. LG는 대학 졸업 예정자 74명과 독립구단 선수 6명까지 총 80명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대규모 테스트다. 프로 구단들은 보통 드래프트 때 지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잠재력을 지닌 선수들을 육성선수로 키운다. 따로 접촉해 실력을 보고 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이렇게 공개적인 테스트는 신생팀 트라이아웃 외에는 전례가 없다. LG 또한 구단 처음으로 진행한다.

특히 대상을 대졸자로 한정한 점도 눈길을 끈다. 차명석 단장은 "대학야구가 지금 붕괴 위기다. (미지명된) 고졸자는 대학을 가야 한다.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면서 동시에 대학야구도 살리고자 하는 취지"라 밝혔다. LG는 2019 신인드래프트 때 유일하게 1차 지명으로 대졸 선수(이정용·당시 동아대)을 뽑은 바 있다. 2020 신인드래프트부터는 각 구단이 의무적으로 대졸 선수를 1명씩 지명하도록 제도가 마련됐다.


매년 신인드래프트가 종료되면 이런저런 부탁들이 수도 없이 들어온다고 한다. 차명석 단장은 아예 투명하게 테스트를 다 같이 보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차 단장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누구 한 번 봐 달라' 이런 요청이 쇄도한다. 고민 끝에 하나하나 볼 바에는 전부 기회를 주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LG가 각 대학 감독들에게 추천선수를 받았다. 스카우트팀과 협의해 1차로 80명을 추린 것이다. 차명석 단장은 "모두가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점검받게 될 것이다. 특정 포지션을 염두에 둔다든지 전략적으로 접근할 계획은 전혀 없다. 눈에 띄는 선수가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LG 퓨처스리그 황병일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전원이 심사에 나선다. 투구와 타격, 수비는 물론 주루까지 면밀하게 볼 계획이다. 트랙맨과 랩소드 장비까지 준비했다.

연습생 출신으로 성공신화를 쓴 LG 채은성(29)도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채은성은 2008 드래프트서 외면을 받고 2009년 신고선수(현 육성선수) 신분으로 LG와 계약했다. 2014년 1군에 데뷔한 뒤 올해에는 연봉 3억 1000만원의 중심타자로 성장했다. 채은성은 "나는 그 때 실력은 부족했지만 포기는 하지 않았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입단테스트서 잠재력을 인정 받은 선수는 LG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게 된다. 차명석 단장은 "내가 (LG에) 있는 동안에는 매년 실시한다. 대학야구와 아마야구가 부흥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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