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마무리 계보' 잇는 문경찬... 정작 본인은 "왜 이러죠?" [★인터뷰]

수원=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9.07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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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마무리 문경찬. /사진=김동영 기자



KIA 타이거즈의 2019년 시즌은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가을야구가 사실상 좌절된 상태.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얻은 것도 있다. 대표적인 성과가 '마무리 투수'다. 문경찬(27)이라는 새로운 수호신이 등장했다.

문경찬은 올 시즌 49경기에서 1승 2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1.44를 찍고 있다. 시작부터 마무리 투수는 아니었다. 원래 마무리는 김윤동(26). 하지만 김윤동이 4월 중순 부상을 입었고, 이 자리에 문경찬이 투입됐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블론 세이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4개), 무려 21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1점대. KIA의 뒷문 고민을 싹 지웠다.

사실 KIA의 마무리 고민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2017년 통합우승 당시에도 마무리 김세현(32)은 불안함이 엿보였다. 강력한 선발과 타선의 힘으로 상쇄시켰다.

지난 10년으로 범위를 더 넓혀도, KIA가 오롯이 마무리 걱정 없이 시즌을 보냈던 것은 2015년(윤석민 30세이브-평균자책점 2.96), 2009년(유동훈 22세이브-평균자책점 0.53)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뒤를 문경찬이 잇고 있다. 유동훈 이후 10년 만에 20세이브-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중이다. 하지만 정작 문경찬은 "얼떨떨하다", "과분하다"고 했다. 나아가 더 멀리 보고 있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다.

6일 수원에서 문경찬을 만났다. 우선 20세이브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언급했다. 이에 문경찬은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20세이브를 달성했을 때, 확실히 숫자가 크니까 '해냈다'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점대 평균자책점은 진짜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시즌을 치르면서 나 스스로도 '왜 이러지?', '어떻게 이렇게 되는거지?' 싶다"고 더하며 웃었다.

달라진 인기와 위상을 느끼는지 물었다. 문경찬은 "아직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다. 과분한 느낌이다. 관심을 받고 하는 것이 아직 얼떨떨하다. 내년이면 좀 나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부모님도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티를 막 내는 편이 또 아니시다"라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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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마무리 문경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얼떨떨하다'지만, 적응도 되고 있다. 문경찬은 "처음과 비교하면 긴장감이 확실히 다르다. 긴장감이 많이 없어졌다. 뭐라고 표현을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조금 더 집중력이 생긴 것 같다. 첫 세이브 당시 덜덜 떨렸다. 지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힘든 시기도 있었다. 마무리 전환 후 호투 행진을 거듭했으나, 7월 7일 LG전과 7월 9일 삼성전에서 연달아 블론 세이브를 범했다. 이후 8월 12일 삼성을 만나 다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문경찬이 짚은 가장 힘든 시기다.

문경찬은 "처음 마무리로 나갈 때나, 지금이나 9회에 나간다고 해서 막 부담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도 "블론 세이브를 연달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정말 힘들었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더라"라고 짚었다.

이어 "그때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언젠가 맞을 날이 올 것이다'라고 늘 말했는데, 막상 맞으니까 힘들더라. 그래도 최근 계속 세이브를 하면서 다시 찾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다른 투수들이 남기고 간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는 것이 너무 미안하다. (마무리 투수이다보니) 내가 다른 투수의 점수를 줄 수는 있어도, 내 점수를 다른 투수가 주는 경우는 잘 없지 않나. 그래서 더 미안했다"라고 더했다.

더 해보고 싶은 것을 물었다. 이에 문경찬은 "최근 많이 자신감을 얻었다. 끝날 때까지 이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다. 그러면 내년을 준비할 때 또 힘이 될 것 같다"라고 짚었다.

이어 "올해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기는 했지만, 여름에 힘들다. 내년에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하고 싶다. 피지컬 쪽도 많이 생각중이다. 여기에 승계주자 실점을 안 하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타이거즈의 마무리' 계보를 잇고 있다고 하자 문경찬은 "정말 감사하고, 영광이다. 그것 뿐이다. 정말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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