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잠 설쳐야겠네요" 실수에 미안했던 고종욱, 3안타 '이치로 빙의' [★현장]

인천=박수진 기자 / 입력 : 2019.09.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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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기 종료 후 만난 고종욱. /사진=박수진 기자
"하품을 50번 정도는 한 것 같아요."

SK 와이번스 외야수 고종욱(30)은 지난 8월 31일 LG전서 꽤 치명적인 수비 실수를 하고 말았다. 1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이천웅의 타구를 잡지 못했고, 적시 3루타를 내주는 수비를 하고 말았다. 타구를 잡으려 뒤로 가는 과정에서 미끄러졌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1-5에서 4-5까지 따라간 흐름에서 나온 아쉬운 수비였다. 결국 SK는 이날 4-6으로 졌다.


이날 고종욱은 경기 종료 후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다. '주장' 이재원(31)을 주인공으로 한 '플레이어스 데이'로 열린 경기였기에 더욱 아쉬움은 컸다. 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다음날인 1일 LG전에서 고종욱은 마치 '안타 제조기' 이치로 스즈키(45)가 된듯한 모습을 보였다. 2경기 연속 3안타 경기를 완성했고, 꽤 오랜만에 홈런도 때려냈다. 4월 19일 문학 NC전 이후 무려 135일 만에 만들어낸 아치였다. 팀도 9-6으로 승리했다. 특히 지난 8월 1일 문학 KIA전 10-1 대승 이후 무려 31일 만에 SK가 9득점 이상을 만들어낸 경기였다.

경기 종료 직후 스타뉴스와 만난 고종욱은 "어제 경기에서 나온 실수 때문에 잠을 설쳤다. 추격하는데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아 너무나 미안했기 때문이다. 저는 항상 오늘처럼 타석에서 부담 가지고 해야 할 것 같다. 저 말고 다른 선수들은 편하게 치면 될 것 같다.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는데, 다행이다. 계속 잠을 설쳐야 할 것 같다"고 안도했다.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문광은을 상대로 때려낸 홈런 상황에 대해 고종욱은 "상대 투수가 포크볼이랑 직구 던지는 투수였다. 직전 타자였던 (김)강민이형 상대로도 그래서 포크볼을 노리고 힘차게 휘둘러봤다. 노림수가 잘 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종욱은 이번 시즌 '안타 유발자'다. 이번 시즌 121경기서 타율 0.334, 3홈런, 5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멀티히트가 무려 44경기에 달하고, 득점권 타율 역시 0.360으로 준수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실시한 삼각 트레이드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키움 소속이었던 고종욱은 삼각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SK는 김동엽(29)을 삼성에, 삼성은 이지영(33)을 키움에 내줬다.

물론 트레이드의 성패는 최소 2~3년을 지켜봐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까지는 고종욱이 가장 앞서가는 모양새다. 이제 고종욱은 지난 2016시즌 키움 시절 때려냈던 커리어하이인 176안타를 향해 달려간다. 이 추세라면 167안타 페이스지만 몰아치는 타격 스타일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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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LG전서 고종욱이 홈런을 때려낸 직후 더그아웃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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