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무라이 쇼다운일 이유가 있을까?” 사무라이 쇼다운M 리뷰

이덕규 객원기자 / 입력 : 2019.04.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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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시티가 지난 3월 13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사무라이 쇼다운M’은 SNK의 유명 격투 게임 ‘사무라이 쇼다운’시리즈의 IP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 RPG다. 아마 올드 게이머 치고 오락실에서 즐기던 ‘사무라이 쇼다운’ 시리즈에 대한 추억 하나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사무라이 쇼다운M’은 서비스 이전부터 꽤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사무라이 쇼다운M’의 실상은 모바일 RPG라는 장르에서도 알 수 있듯, 원작은 물론 원작을 추억하는 팬들에게는 능멸이라 봐도 좋을 정도였다. 도대체 왜 ‘사무라이 쇼다운’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알 수 없는 스토리, 난잡한 UI, 잡탕 컨텐츠 등은 그저 그런 양산형 모바일 RPG의 수준을 절대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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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시작부터 느낌이...
전형적인 '그 나라'식 모바일 RPG

직접 해 본 ‘사무라이 쇼다운M’을 요약하면 요즘 유행하고 있는 모 국가의 양산형 모바일 RPG,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눈을 감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양산형 모바일 RPG에 대해 생각해 보자. 떠오르는 전형적인 모습이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사무라이 쇼다운M’의 전반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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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까지만 해도 그래도 '사무라이 쇼다운' 캐릭터를 게임 내에서 쓸 수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사무라이 쇼다운M’의 첫 진행부터 그런 ‘냄새’가 팍팍 풍겨온다. 캐릭터를 만들고, 동영상으로 된 오프닝을 잠시 보고, 자동 진행으로 퀘스트를 진행한다. 자동으로 퀘스트를 진행하며 따라가는 게임 방식은 너무나 많이 본 양산형 모바일 RPG의 그것이다. 다른 모바일 액션 RPG와 유사하게 짧은 길이의 개별 던전을 난이도 별로 여러 번 클리어 해야 한다는 점도 정확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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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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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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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적을 줘패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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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방식은 그냥 평범한 모바일 액션 RPG다. 설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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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사무라이 쇼다운일 이유가 있을까?
이쯤 되면 구태여 세부적인 게임의 특징이 어쩌니 저쩌니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자동진행으로 퀘스트를 받고, 이런 저런 이유를 붙여 같은 던전을 여러 번 돌며 쭉쭉 밀고 나가다, 장비가 필요하면 특별 던전을 돌아 장비를 수급하고, 장비를 강화해 다시 쭉쭉 밀고 나가는 패턴이다. 참 쉽고 이해가 잘 가지만 별 특색은 없는 게임 진행이다.

게다가 ‘사무라이 쇼다운M’의 전반적인 게임 UI도 그리 깔끔하지 않다. 좁은 스마트 기기 화면 하나에 너무 많은 기능을 집어넣으려는 중국산 모바일 RPG의 특성 그대로다. 전투에 들어서면 그나마 난잡한 UI가 전투에 중점을 둔 단순한 UI로 바뀌지만, 평소 게임 속 세계를 돌아다닐 때 UI를 보고 있자면 그 난잡함에 한숨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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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으로 UI의 직관성이 떨어진다
왜 여기에 ‘사무라이 쇼다운’이라는 이름을 붙여 팬을 능멸하나?

‘사무라이 쇼다운M’은 좀 잔인하게 말하면 ‘사무라이 쇼다운’ 스킨을 적당히 입혀 놓은 그저 그런 양산형 무협 모바일 RPG다. 부자연스럽게 서 있는 일본풍의 건물이나, 몇몇 캐릭터의 어색한 일본풍 복식을 제외하면 중국산 무협 모바일 RPG의 냄새가 너무 짙게 풍긴다. 사실 그런 점을 고려하고서라도 어디 무협 게임에 나오는 ‘대협’이나 ‘강호’ 같은 단어가 나온다 해도 별로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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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환십랑 대협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게임에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사무라이 쇼다운’ 세계관을 차용하긴 했지만, ‘사무라이 쇼다운’에 등장한 하오마루 등의 캐릭터를 직접 사용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이 게임의 본질을 잘 알 수 있다. 그나마 ‘사무라이 쇼다운’에 나온 여러 캐릭터를 NPC로 만나는 점이 ‘사무라이 쇼다운’ 세계관과의 접점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부분이다.

이 게임이 차라리 독자 IP로 나왔다면 그나마 다르게 볼 여지가 있겠다. 어차피 모바일 RPG 시장의 대부분이 비슷비슷한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고, 비슷비슷한 고객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 다 만드는 것을 대충 따라 양산형 게임 하나 만들었다 해도 그게 굳이 비난을 받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 어차피 그런 게임은 널려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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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하지만 ‘사무라이 쇼다운M’은 다르다. 이 게임은 ‘사무라이 쇼다운’ IP를 붙여서 나왔다는 점을 주 홍보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는 게임이다. 적어도 ‘사무라이 쇼다운’에 나오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펼치는 모험담을 그린다든가, 아니면 ‘사무라이 쇼다운’이라는 이름에 맞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선보일 여지도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그런 면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게임 내 곳곳에서 엿보이는 중국식 모바일 게임 특유의 난잡함은 굳이 가져온 ‘사무라이 쇼다운’ IP를 더욱 어색하게 만든다.

왜 이 게임에 ‘사무라이 쇼다운’이라는 이름을 붙여 굳이 원작도,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팬도 능욕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IP를 소유하고 있는 SNK가 이런 거라도 만들어 팔아야 할 만큼 다급했거나, 아니면 다른 게임 회사도 다 만드니까 우리도 하나 만들어 본다는 안이함이 아닐까 한다. 이런 식의 추억 능욕을 앞으로도 계속 봐야 할 것이라는 점이 머리를 더욱 아프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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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다 같이 모여서 '사진을 찍는' 장면은 진짜 뜬금없음의 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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