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110구 교체'에 담긴 SK 염경엽 감독의 속뜻

인천=박수진 기자 / 입력 : 2019.03.24 06:32 / 조회 : 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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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염경엽(51) SK 와이번스 감독이 이번 시즌 김광현(31)에 대해 100구 이상 넘기지 않게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첫 경기부터 110구를 던지게 했다. 첫 경기부터 자신의 발언을 뒤집는 것이었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김광현은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19 KBO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1홈런) 3볼넷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110구를 던졌고, 최고 구속은 151km였다. 호투의 지표인 퀄리티스타트 피칭(6이닝 이상 3실점 이하)은 아니었지만, 6이닝까지 막는 역투를 펼치며 결과적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헌데,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김광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2018시즌 이닝 제한을 뒀던 것처럼 관리할 것이냐는 것이었다. 염 감독은 이에 "이닝 제한은 없지만, 가급적 100구 이상은 던지지 않게 할 것이다. 만약, 5회에 90구를 넘긴다면 다음 이닝에 등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염 감독은 "선발 투수는 가능하면 이닝이 끝나면 교체할 생각이다. 선발 투수가 주자를 남기고 교체됐을 때 그 위기를 막아줄 확실한 중간 투수가 아직은 없다"고 더했다.

공교롭게 이 말을 한 직후 6회초 고비가 찾아왔다. 78구를 던진 김광현은 너무나 당연하게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갔다. 하지만, 선두 타자 윤석민을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고, 오태곤에게 볼넷까지 내줘 무사 1,2루에 몰렸다. 다음 장성우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배정대에게 빗맞은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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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 올라가 김광현(오른쪽)을 격려하고 있는 손혁 투수 코치(가운데).
김광현의 투구 수가 101개에 다다르자 손혁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김광현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김광현은 이닝을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김광현은 까다로운 타자인 황재균과 박경수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징크스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깨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경기 전까지 김광현은 KT 상대 6경기 2승 2패 평균 자책점 9.76으로 좋지 않았다. 더욱이 2016년 4월 1일 4⅔이닝 7실점한 이후 KT전에 단 한 번도 나서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김광현은 KT를 상대로 와르르 무너지진 않았고, 좋지 않은 기록 또한 어느 정도 만회했다. '에이스' 김광현이 징크스를 스스로 깨길 원했던 염경엽 감독도 경기 종료 이후 "김광현이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이며 마운드를 6회까지 지킨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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