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가세 직격탄? LG 3루 백업들, 오히려 기회다 [캠프 현장]

오키나와(일본)=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3.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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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3루수 경쟁을 펼쳐온 선수들. /사진=LG트윈스
LG 트윈스가 전지훈련 막바지에 주전 3루수 김민성(31)을 영입했다. 캠프 내내 3루 자리를 두고 구슬땀을 흘린 후보들은 김이 빠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낙담하기엔 이르다. 풀타임 주전 경험이 없는 선수에게는 막중한 임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김민성 가세는 오히려 기회인 셈이다.


LG는 5일 FA 내야수 김민성 영입을 확정, 발표했다.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3년 18억원에 계약한 김민성을 현금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보상선수 출혈 없이 5억원에 수준급 3루수를 품었다.

LG의 3루는 겨울 내내 취약 포지션으로 거론됐다. 주전 3루수 양석환이 입대했고 외국인타자는 1루수를 데려왔다. 차명석 LG단장 또한 3루를 반드시 보강하겠다고 공언했다.

바꿔 말하면 3루는 무주공산이었다. 기존 3루 요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 때 류형우와 장시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두각을 드러냈다. 2월까지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선 김재율과 양종민이 최종 후보로 압축돼 개막전 핫코너의 주인이 거의 정해진 듯했다.


그런데 LG가 극적으로 김민성 영입에 성공해 한순간에 교통정리가 끝났다. 이변이 없다면 LG의 개막전 3루수는 김민성이 확실하다. 그간 절실한 경쟁을 펼쳐온 이들에겐 실망스러운 소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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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재율(위 사진 왼쪽), 양종민(아래 사진 타자). /사진=LG트윈스
류중일 LG 감독도 이러한 부분을 염려했다. 류 감독은 "3루수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내야수들은 실망하지 말고 백업으로 1군 엔트리에 남을 수 있게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김민성이 사실 전경기를 뛸 수 없으니 백업이 필요하다. 그 자리를 위해 노력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단번에 찾아온 주전 자리가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경험 없이 풀타임 주전을 한 번에 꿰차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백업으로 출전 비중을 늘려가며 신뢰를 쌓는 것이 안정적이다. 주전으로 실패하면 다음 기회가 찾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백업으로 시작하면 그 역할만 충실히 해내도 1군에 남을 수 있다.

바로 지난해 LG 2루 포지션이 좋은 예다. 유망주 강승호는 풀타임 경험이 없음에도 주전 2루수로 낙점을 받았다. 이내 한계를 노출하며 2군으로 내려갔고 백업으로조차 기용되지 않다가 SK로 트레이드됐다. 반면 백업으로 시작해 꾸준히 기회를 엿보던 정주현이 주전 2루수로 발돋움했다.

김민성의 커리어 통산 최다 3루수 소화는 2016년 1060이닝이다. 올해 또한 1000이닝 내외를 김민성이 책임진다고 가정한다면 백업 요원들에게 최소 300이닝은 돌아간다. 존재감을 뽐내기에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다. 또 초반 페이스나 실전 감각은 오히려 이들이 앞설 수도 있다. 실제 판도는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 실망은 시기상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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