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동점골 그후...' 라커룸 문을 '쾅!' 걷어찬 전설 '지단'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03.0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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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 월드컵 한국-프랑스전 당시 지네딘 지단(가운데)과 박지성(오른쪽). /AFPBBNews=뉴스1



지네딘 지단(47)이 2006 독일 월드컵 한국전에서 라커룸 문을 매우 세게 걷어찬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는 2일 오전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화가 났던 지단이 독일 축구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는 선물을 남겼다"면서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지단이 라커룸 문을 세게 찬 자국이 그대로 선명하게 남아있다.


지난 2006년이었다. 독일에서 월드컵이 열렸다. 한국은 6월 19일 독일 라이프치히 첸트랄 슈타디온(현 레드 불 아레나)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200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예선 G조 2차전을 치렀다.

당시 한국은 전반 시작 9분 만에 티에리 앙리(42)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쉽게 무너지는 듯했다. 그러나 전반을 추가 실점 없이 잘 버텼고, 마침내 후반 36분 박지성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리며 기사회생했다.

설기현이 오른쪽에서 크게 넘긴 크로스를 조재진이 머리로 떨궈줬고, 이를 향해 문전으로 파고들던 박지성이 오른발을 툭 갖다 대며 로빙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바르테즈 골키퍼의 키를 넘어갔고, '퉁, 퉁'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한국 축구의 저력을 보여준 한 판, 그곳에는 또 한 번 '해결사' 박지성이 있었다. FIFA 선정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도 박지성의 몫이었다.


당시 경기서 프랑스를 이끌었던 중원 사령관 지단은 후반 추가시간 1분 트레제게 대신 교체 아웃됐다. 그리고 교체 후 경기장 밖으로 나간 지단이 라커룸 앞에서 분을 삭이지 못해 문을 세게 발로 찬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VN익스프레스는 "한국-프랑스전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린 뒤 터널을 통과하던 지단은 매우 화가 나 있었다. 소리를 크게 질렀고, 동료들을 질책했다. 결국 분을 참지 못한 그는 철로 만들어진 라커룸 문을 강하게 발로 걷어찼다. 너무 세게 차 지금까지도 그 자국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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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이 걷어찬 문에 남겨진 발자국. /사진=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위), VN익스프레스 캡처(아래)


VN익스프레스는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매체는 "당초 경기장 측은 '기물 파손'으로 프랑스 축구협회(FFF)에 손해 배상을 청구하려고 했었다. FFF 역시 지단이 이 문제에 더 이상 얽히길 원치 않았다. 신속하게 문 교체 비용 2만5천유로(한화 약 3200만원)를 지불하려고 했다. 이는 실제 문 값보다 몇 배 되는 금액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경기장 관리자 측은 이 스파이크 자국이 경기장을 홍보하는데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했다. 전설적인 선수 지단이 남기고 간 자국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FFF의 손해 배상 금액을 거절했다. 대신 이 자국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문을 수리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후 이들은 자국을 금색 액자로 둘러싼 이후 글자 'Z'를 새겼다. 이제 이 '지단의 발자취'는 경기장 투어의 하이라이트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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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오른쪽)의 동점골 그 순간. 안정환(왼쪽에서 두 번째)도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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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골 후 포효하고 있는 박지성(왼쪽)과 설기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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