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빨도 실력이다! 게이밍 기어 전성시대

이덕규 객원기자 / 입력 : 2019.02.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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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막 들어오던 초창기, 당시 게이머들에게 ‘게이밍 기어’는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그도 그럴게 값비싼 PC만 사면 키보드와 마우스를 포함한 주변 부속 기기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제공됐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그렇게까지 제품도 많지 않고, 안 그래도 상당히 비싼 편이라 그야말로 게이머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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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PC 가격도 원체 비싸서 부속 기기에 신경을 쓸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바야흐로 ‘장비빨도 실력이다’라고 외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멀게만 느껴진 게이밍 기어는 보편화되었고, 그 종류도 키보드와 마우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모니터, 헤드셋, 의자, 가방 영역까지 뻗어가고 있죠.


이처럼 게이밍 기어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각광받고, 하드웨어 업체들의 지지를 받게 된 이유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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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게이밍 기어, 어느 틈에 이렇게 됐을까?
게이밍 기어의 시작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가 인기를 끌면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 프로게이머들은 조금 더 게임을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찾아 다녔는데요. 대회에 출전하면서 이를 직접 들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게이밍 기어가 일반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대두되기 시작했죠.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프로게이머를 따라 하고 싶은 마음에 가까웠을 뿐, 요즘처럼 자신에게 딱 맞는 제품을 찾기란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품에 대한 정보 공유도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입 소문 의존도가 높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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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괜히 부모님에게 산다고 말했다가는...
초창기에는 약간 엉성한 모습이었지만, 2010년 이래로 점차 게임업계 저변이 넓어지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업체들이 게이밍 기어의 가능성을 보고 하나 둘 뛰어들기 시작했는데요. 키보드와 마우스는 기본이고, 모니터와 하드웨어 부품, 심지어 의자, 가방에도 '게이밍 기어'라는 말이 붙고 있습니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게이밍 기어는 게이머들도 실력 향상을 위해 고려하는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잡았습니다. 기존에 게이밍 기어 터줏대감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벤큐 외에도 다양한 디자인의 게이밍 기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긱스타 같은 신생 하드웨어 업체도 크게 늘어나서 선택의 폭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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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바꿔도, 충분히 자신이 원하는 게임 환경을 구축할 수 있죠
앞서 말한 대로, 요즘은 그야말로 게이밍 기어 사업에 뛰어들기에 최적의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 개발사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게임을 끊임없이 내놓고, 이를 플레이 하는 게이머도 실력 향상을 위해 장비에 신경을 쓸 여유를 가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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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하면 여유도, 욕구도 늘어난 셈이죠 (기기를 부숴서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특히나 게이밍 기어는 대부분 신기술이 적용되거나, 하이엔드 제품이라는 인식 덕분에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찾는 편이죠. 가령, 벤큐에서는 모니터를, 에이수스에서는 메인보드 등이 게이머들에게 유명하죠. 이를 달리 말하면, 퀄리티가 보장된 제품만 제공하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다소 가격이 높아도 비용을 지불할 의지가 충분한 '프리미엄 고객'을요.

그래서 초기에는 레이저, 로지텍, 커세어 같은 업체만 있었지만, 근래에는 삼성전자, LG전자, MSI, 기가바이트 같은 PC 관련 대형업체들도 게이밍 기어 사업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 하드웨어 업체들이 론칭한 리오나인이나 PC방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저변을 넓혀가는 긱스타 등의 신예 중, 소형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그야말로 '게이밍 기어 춘추전국시대'라 일컬을 만 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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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들만 따져봐도... 이젠 게이밍 기어 사업 규모는 어마어마해졌다
다양한 업체들이 손을 대면서 단순 부속 부품에 지나지 않았던 게이밍 기어도 그 종류가 다양해졌습니다. 기가바이트, 에이수스 같은 업체는 ROG, AORUS 같은 별도 게이밍 브랜드를 두고, 가장 기본적인 키보드와 마우스뿐만 아니라 PC 완제품까지 다루기도 하죠. 덕분에 게이머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홍보 수단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단순 광고, 혹은 프로게이머를 이용해 홍보를 많이 했다면, 이제는 e스포츠 행사 후원, 게이머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트리머, 그리고 게이머들이 자주 방문하는 PC방을 통해서도 제품 홍보를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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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현장에서도, 이제 하드웨어 업체의 후원은 쉽게 볼 수 있죠
실제로 요즘 e스포츠 대회만 가더라도 심심치 않게 특정 업체 의자를 살펴볼 수 있고, 스트리머들도 가격만 들어도 놀라는 유명 게이밍 브랜드 제품을 PC 옆에 두고 있죠. 더군다나 PC방에서는 제휴를 맺고 다양한 업체 프리미엄 존을 구축한 것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 게임쇼 등지에서 전용 체험 부스를 오픈하는 것도 종종 포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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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에서도 이런 게이밍 기어의 중요성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도 국내 상황을 살펴보면, 이 같은 게이밍 기어 열풍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인기 스트리머가 사용하는 게이밍 기어는 수십만 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품절 사태를 빚으며, PC방에서도 게이밍에 최적화된 장비를 찾고 하드웨어 프리미엄 존을 설치하는 추세죠.

물론, 장비가 바뀐다고 실력이 확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한 번쯤 자신에게 딱 맞는 게임 환경을 구축한다는 건 게이머에게 오랜 꿈과도 같죠. 그런 의미에서 요즘처럼 여유가 있는 게이머들에게 게이밍 기어는 이런 꿈을 이룰 하나의 기회로 보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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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예나 지금이나 가격은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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