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은 北으로, 김동호 前이사장 불참..BIFF 갈길 먼 정상화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18.10.05 08:00
  • 글자크기조절
image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 선언을 하려했던 오거돈 부산시장(왼쪽)이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10,4 11주년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하면서 개막식에 불참했다. 영화제에서 삼고초려했던 김동호 전 이사장도 끝내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았다/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정상화 원년을 선언하며 출발했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김남길과 한지민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공동으로 개막선언을 했다.


이번 개막선언은 영화제 시작을 알리는 예년과 달리 특별히 정상화 원년을 선언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올해 영화제는 2014년 세월호 구조과정을 다른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빚어진 그동안의 불신을 씻고 영화제의 정상화 원년을 선언함과 동시에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대회로 열린다.

당초 이날 개막선언은 오거돈 부산시장과 이용관 이사장, 그리고 영화인 대표 한 명이 무대에 올라 화합하는 모습을 보일 계획이었다. 부산시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로 알렸다.

하지만 이틀 뒤인 지난 2일 오거돈 부산시장이 4일부터 6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10·4 11주년 민족통일대회'에 남측 방북단 공동대표단장 자격으로 참가한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오거돈 부산시장으로선 부산국제영화제 대신 평양행을 선택한 셈이다.


부산시에서 영화제를 앞두고 야심 차게 알린 시장의 정상화 원년 선언 소식은 이틀 만에 없던 일이 됐다. 부산시 내부에서도 손발이 안 맞았단 뜻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영상으로 소감을 대신 전했다. 오거돈 시장은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의 원년"이라고 말했다.

그간 부산영화제 개막 선언은 조직위원장이었던 부산시장의 몫이었다. 그랬던 개막 선언은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다이빙벨' 이후 부산영화제와 갈등을 빚으며 파행의 상징처럼 비췄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재임 시절 2년 연속 부산영화제 개막식에 불참했다. 이후 부산영화제가 이사장 체제로 바뀌면서 개막 선언은 이사장의 몫이 됐다. 올해는 다시 부산시장이 개막식에 참석해 정상화를 선언하려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부산시가 이용관 이사장과 같이 정상화 원년 선언을 할 것이라고 전했던 영화인 대표도 개막식에 불참했다.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 영화인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김동호 전 이사장이었다.

김동호 전 이사장은 지난해 강수연 전 집행위원장과 불명예스럽게 영화제에서 떠났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김동호 전 이사장을 초청하려 애를 썼다. 김동호 전 이사장의 영화제 개막식 참석이야말로 화합의 상징처럼 보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용관 이사장은 김동호 전 이사장을 몇 차례 찾아 영화제 화합을 위해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호 전 이사장 참석과 정상화 원년 선언은 이번 영화제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로 준비됐다. 김동호 전 이사장은 개막식 당일 예정됐던 미국 출장을 취소해 영화제에 참석하는 듯 했다.

그러나 김동호 전 이사장은 끝내 참석을 고사했다. 일부 영화인들이 개막식 당일까지 김동호 전 이사장을 설득했지만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대신 김 전 이사장은 영화제에 참석하는 다른 영화인들에 잘 다녀오라며 화합을 권했다는 후문이다.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동호 전 이사장의 불참은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의미한다. 다만 이번 영화제에는 '다이빙벨' 사태 이후 보이콧을 선언한 영화 관련 9개 단체가 모두 참가한다. 갈 길은 멀지만 희망이 보인다.

79개국 323편의 영화가 초청된 올해 영화제는 13일까지 열린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