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엄마도 젊어선 너랑 똑같았어” ...연극 '엄마의 레시피'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8.09.1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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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레시피' 출연 배우들. 왼쪽부터 김나윤(엄마 역), 원미원(할머니 역), 김선영(손녀 역).





3대 모녀의 삶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연극 <엄마의 레시피>가 추석 무대에 오른다.


창작공간 스튜디오 블루(대표 하형주)는 오는 21일부터 10월 14일까지 서울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엄마의 레시피>를 공연한다. 대만의 리종시(李宗熏) 원작으로, 가족 간의 갈등과 사랑을 감동 있게 그려낸 보기 드문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원제는 ‘수세’(守歲). 연출가 임대일 씨가 우리 관객에 맞춰 등장인물과 배경 등을 완전히 새롭게 수정, 번안했다.

이야기는 명절을 맞아 홀로 살고 있는 할머니 집으로 딸과 손녀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할머니는 음식을 준비하고 딸과 손녀를 맞이하지만, 치매로 인해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진다. 딸과 손녀를 못 알아보기도 하고, 만들었던 음식을 또 만들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딸의 고달픈 삶과 손녀의 비밀들이 밝혀지면서 갈등이 빚어진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 때문에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손녀로 이어지는 가족의 애잔한 인생들이 고스란히 펼쳐져 보인다. 이야기를 쫓다 보면, 가족이란 의미와 가치, 그리고 여성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에 이르게 된다.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의 조화가 무대를 단단하게 만든다. 할머니 역의 원미원 씨는 올해 74세의 원로 배우로, 분장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극중 인물을 소화해 낸다. 중견배우 김나윤 씨와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혁주(김혁주) 씨가 엄마 역을 맡았다.

걸그룹 타히티의 멤버로 활동했던 아리(김선영) 씨가 이진설 씨와 손녀로 번갈아 등장한다. KBS 1TV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어린 왕건 역 등으로 낯익은 오현철 씨는 손녀의 남자 친구로 나선다.

신해철과 넥스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키보디스트 강석훈 씨가 음악을 맡아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강 씨가 이번 무대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 낸 곡들과 배우들의 노래, 잘 짜지어진 세트와 조명 등이 멋지게 어우러지면서 관객들에게 ‘연극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원미원 씨는 “사랑은 한 쪽에서 주면 반드시 돌아온다. 누가 누구에게 주든, 사랑을 하게 되면, 할머니나 어머니가 저 세상으로 떠나더라도, 마음속에 의심하지 못할 행복감이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이번 연극은 그런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엄마의 레시피>는, 딸이 엄마의 손을 잡고 혹은 손녀가 엄마와 할머니의 손을 나란히 잡고, 혹은 누가 됐든 가족 누구와 함께, 어깨 기대고 함께 가서 보면, 참 좋은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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