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지 "여우같은 행동 할 줄 몰라..솔직하고 싶다"(인터뷰)②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서예지 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7.01.1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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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예지 / 사진=스타뉴스


→인터뷰 ①에 이어

-김재욱과 연기호흡은 어땠나.


▶ 사실 나는 작품을 찍을 때 상대배우와 친해지는 것을 두려워 한다. 정말 '감자별'을 촬영할 때는 극 중 고경표와 워낙 친한 사이로 나와서 말을 많이 했지만, 이번 영화는 달랐다. 배우와 친해지다 보면 서로 모르는 사람과의 고통이나, 그런 것을 잘 못 느낄 것 같아서 인사만 하고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 촬영할 때는 따로 했기 때문에 서로 잘 못 봤다. 베드신을 찍기 전에도 서로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존칭을 썼다. 처음에 감독님이 친해지라고 자리도 만들어줬는데, 작품을 위해 안 친해지고 싶었다. 나중에 촬영이 다 끝나고야 친해졌다. 나중에 재욱 오빠가 말하길 제가 어려웠다고 하더라.

-원래 다른 촬영장에서는 배우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 내가 낯가림이 심해서 많이 못 다가간다. 선생님들은 편해서 내가 먼저 다가가는데, 또래 배우들과는 그게 힘들다. 먼저 다가와주면 친해지는데 다가오는 사람이 많지 않다.(웃음) 이렇게 인터뷰 하거나 할 때는 괜찮은데, 연기할 때 친해지면 연습을 잘 못하게 되더라. 늘 노력은 하는데 성격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가서 분위기가 안 좋아질 것 같으면 차라리 방해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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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예지 /사진=본인 인스타그램


-현재 출연 중인 KBS 2TV '화랑'에도 또래 배우들이 많은데?

▶ 박형식은 처음 보자마자 반말을 하더라. 그래서 나랑 친구 구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한 살 어렸다. 그런데 나는 존댓말을 쓴다.(웃음) 박서준 오빠는 내게 차갑게 대하는 역할이다. 그래서 나도 차갑게 대하려고 평소에도 감정 이입을 하다보니 별로 못 친해 졌다. 배우들 다들 너무나 좋고, 착하다. 그런데 사실 내가 그 활발함에 잘 못 낀다.

- 그런 모습 때문에 오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 낯을 많이 가리고 가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못하다 보니 나를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융통성이 좀 없다. 좋아하면 좋아하는 티가 나고, 안 좋아하면 그것도 다 드러나 버린다. 그래서 친구도 소수다. 많은 사람들이 수다를 떨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수다를 떨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냥 조용히 남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대를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누군가가 그러더라. 왜 '여우같은 짓을 할 줄 모르느냐'고. 그래서 여우같은 짓이 어떤 것인지 물었다. 나는 그런 것은 잘 못하겠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싶다.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꾸미고 연기해야 하는데, 일상에서까지 나를 꾸미고 싶지는 않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상처를 안 받으려고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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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예지 / 사진=스타뉴스


-수다 떠는 것을 안 좋아한다면,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나.

▶ 배우 생활이라는게 참 외롭다. 그래서 그냥 외로울 때는 '외롭다'라고 말한다. 평소에는 방콕 하면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새는 하루에 4편씩 다른 장르의 영화를 본다. 술은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한 번 마시면 취할 만큼 많이 마시는 편이다. 얼마 전에 술을 마시고 눈을 뜨니까 집이더라. 갑자기 걱정이 돼서 감독님께 연락을 했는데, 내가 취한지도 몰랐다고 하시더라. 마시면서 '절대 취하지 말자'라고 생각하며 정신을 계속 차리고 있는 것 같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배우에게는 악플도 피할 수 없다. 그런 것은 어떻게 대처하나.

▶ 시사회 한 뒤 나에 대한 댓글을 읽었는데 악풀이 있었다. 특히 (진한) 눈썹에 대한 말이 많았다. 그래서 매니저 오빠들을 불러서, 내 눈썹이 어떤지 그렇게 못 났는지 물었다. 눈썹이 너무 짙다는 말이 많았지만, 눈썹을 뽑기도, 깎기도 좀 그렇다. 그냥 그런 것을 보면서 '흔들리지 말자'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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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예지 / 사진='다른 길이 있다' 스틸컷


-서예지의 트레이드 마크는 목소리다.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인데.

▶ 내 목소리, 나만이 가진 색깔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목소리랑 외모가 너무 달라서 안 어울린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바꿀 수가 없다. 배우는 목소리 변형도 가능하지만, 그것은 연기다. 하지만 내 목소리에 대해서 스트레스 받거나 하지는 않는다.

-끝으로, 관객들이 어떻게 영화를 봤으면 좋겠나.

▶ '다른 길이 있다'는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대작 사이에서 개봉하니까 걱정도 된다. 우리끼리는 '더킹'과 '공조'사이에 '다른길이 있다'라고 말한다. 영화 속에는 진실된 삶이 있다. 우리 삶을 되돌아봤을 때,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사람들이 공유하고 싶어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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