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대기→메이저리거' 박병호가 쓴 인간 승리 드라마

홍은동그랜드힐튼=국재환 기자 / 입력 : 2016.01.0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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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사진=뉴스1





박병호(30, 미네소타 트윈스)가 국내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소감, 그리고 향후 각오에 대해 밝혔다. 잊혀져 가던 유망주에서 국내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그의 도전에 많은 이들이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간 KBO리그에서 박병호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성남고 시절 4연타석 홈런을 작렬시키며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 받았던 그는 지난 2005년 드래프트를 통해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입단 첫해 79경기에서 타율 0.190, 3홈런 21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고, 2006시즌을 끝으로 상무에 입단했다.

군 입대 이후 성적이 확연히 달라지는 선수들이 여럿 있던 만큼, 박병호에게도 상무 시절이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박병호는 군 복무를 마친 뒤 2009년과 2010년에도 타율 2할대를 밑도는 성적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2011년 중반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됐다.

그렇게 걸출한 유망주는 KBO리그에서 미완의 대기로 남는 듯 했다. 그러나 넥센 이적이 그의 야구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당시 김시진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박병호는 타율 0.254, 13홈런 31타점을 기록,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넥센의 붙박이 4번 타자로 맞이한 2012시즌. 박병호는 그해 13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0, 31홈런 105타점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성공적으로 1군에 정착한 박병호에게 브레이크란 없었다. 그는 2013시즌 128경기에 나서 타율 0.318, 37홈런 117타점으로 데뷔 첫 3할 타율과 30홈런 100타점 고지를 동시에 점령했다. 그리고 2014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52홈런, 53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최고의 거포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기억 속에서 잊히는 듯 했던 유망주는 인고의 세월을 거쳐, KBO리그 최고의 타자가 됐다. 그리고 2015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그동안 꿈꿔온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다.

2년 연속 50홈런을 때려낸 박병호에게 복수의 메이저리그 팀들이 관심을 나타냈다. 결국 박병호는 1285만 달러의 최고 응찰액을 써낸 미네소타 트윈스의 선택을 받았고, 지난해 12월 2일 5년 총액 1800만 달러(기본 4년+옵션 1년)의 계약을 맺으며 미네소타에 공식 입단했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검증이 필요하지만, 미국 현지 언론들은 박병호에게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현지 성적 예측 프로그램 ZiPS는 그가 입단 첫해 타율 0.266, 27홈런, 출루율 0.333, 장타율 0.463,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2.3의 준수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도 ESPN은 박병호를 올해 폭발할 타자 10위로 선정했으며, 또 김현수(28)와 함께 무난하게 성공적인 시즌을 치를 것으로 예상했다.

박병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적응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최선을 다해 팀이 원하는 바를 해내고, 또 한국에서 활약을 지켜 볼 많은 팬들이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미완의 대기'에서 당당한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성장한 박병호. 그의 도전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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