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침묵의 암살자 가습기 살균제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5.11.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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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28일 방송에서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기묘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을 둘러싼 의문을 파헤친다.

걸리면 죽는다, 임산부 연쇄 사망 미스터리


지난 2011년 봄, 서울 A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던 임산부 다섯 명이 연쇄적으로 사망했다. 공통된 사인은 급성 폐질환이었다.

원인도 치료법도 몰라 소위 ‘걸리면 죽는다’는 괴담이 산모들 사이에서 돌기도 했다. 감기 기운이 있다가 갑자기 호흡곤란이 오고, 급작스레 병세가 악화돼 한 달 안에 사망에 이르는 기이한 증세였다. 생애 가장 감동적이라는 출산의 순간, 이들에게 축복은 곧 비극이었다.

“중환자실에서 중증 폐렴으로 입원하는 산모들은 일 년에 한두 명에서 세 명밖에 없습니다. 산모들이 중증 폐렴으로까지 가는 경우는 굉장히 흔치 않은 일이에요. 이건 뭔가 일이 생긴 거죠. 뭔지 모르지만 굉장히 위험한, 우리가 모르는 뭐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홍수종 (질병관리본부 폐손상조사위원회 공동 위원장)


그런데 놀랍게도 산모들이 의문의 질환으로 사망하기 3년 전 봄, 똑같은 증상으로 영유아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유아연령에서 계절적으로 초봄까지 (환자가)있다가, 또 그 이후에는 환자가 없어지고 그랬습니다.” - 박준동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산모와 아이들을 중심으로 매년 봄이면 발생했던 이 괴질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왜, 무엇이 엄마에게서 아이를, 아이에게서 엄마를 빼앗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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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희대의 발명품, 살인 무기가 되다

영유아 및 산모들의 죽음이 잇따르자 A병원 의료진은 이를 질병관리본부에 알렸고, 가족단위의 집단 발병이 이어지자 대대적인 역학조사가 시작됐다.

환자들의 진료 기록을 살피자 처음 이상이 생긴 곳은 기관지 주변. 전문가들은 흡입 가능한, 공기 중 떠다니는 무언가로 괴질의 원인이 될 용의선상을 좁혔다. 바로 떠오른 건 황사와 담배 같은 유해 환경이었지만, 주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임산부, 아이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람들 사이에 묘한 공통점을 발견되었다.

'내 아기를 위하여! 가습기엔 꼭 가습기OOO를 넣자고요'

- 1995년 B가습기 살균제 지면 광고

사망자들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각별히 건강에 신경 쓰고 있었고, 특히 실내 습도유지를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습기 청결을 위해 당시 유행하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143인의 죽음, 회피하기엔 너무 무겁다

놀랍게도 연쇄적인 산모 사망의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였다. 마트에서 누구나 쉽게 살 수 있었던 이 제품으로, 무려 14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56%)이 영유아인 사상 초유의 참사였다. 가습기 살균제에는 도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었던 것일까?

안타까운 참사가 일어난 지 4년이 지났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판매 업체들의 사과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법 처리된 책임자는 없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채, 속절없는 4년이 지났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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