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에 선 박용택 "내일을 위한 오늘을 살기를"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5.11.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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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 /사진=환일고 제공





"현재에 만족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박용택은 18일 서울 환일고등학교에서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미래비전 특강' 특별 강사로 초빙돼 1시간 30분 동안 강연을 펼쳤다. 학교 체육 선생님과 중학교, 대학교 선, 후배의 인연이 닿아 성사된 특강이었다.

강단에 올라서자 마자 환일고 학생들의 함성이 쏟아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박용택은 강연에 앞서 "제가 전문 강사도 아니고 경험도 없어서 간단하게 제 이야기좀 하고 질의응답으로 때우겠다"고 했으나 말솜씨는 여전했다.

"타석에 섰을 때보다 더 떨린다"며 입을 연 박용택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야 좋은 시절이 찾아온다는 다소 진부한 주제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과 선수 시절의 생생한 경험담과 환일고 학생들의 뜨거운 호흥으로 지루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박용택은 "보통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오늘 하루에 충실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는 오늘 하루 열심히 사는 것 보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야구는 매일 한다. 어제 안타 4개를 쳐도 오늘 1개도 못 칠 수 있다. 이번 타석에는 꼭 쳐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풀리지 않는다. 그럴 땐 내일 안타를 칠 수 있는 과정으로 오늘의 타석을 활용한다. 슬럼프 탈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돌아봤다.

힘들었던 학창시절 야구부 시절도 떠올렸다. "지금이야 프로선수가 돼서 성적에 따른 보상을 즉시 받는다. 잘하면 연봉도 오르고 팬들의 사랑도 받는다. 하지만 학생 때는 그렇지 않다. 즉각적인 보상이 없다. 여러분들은 지금 정말 재미 없는 시절을 살고 있다. 그 시절에는 단 하나만 생각했다. 성공한 선수들을 보면서 '이 시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난 저렇게 될 수 없다, 이것도 이겨내지 못하는데 무엇을 이겨내겠는가'라는 마음가짐으로 버텼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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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일고 학생들. /사진=환일고 제공





그리고는 큰 시련을 이겨내면 정말 신기하게도 꼭 좋은 일들이 생긴다며 자신했다. "올해까지 7년 연속 3할을 쳤다. 2009년부터다. 그전까지는 그저 그런 유망주였다.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07년과 2008년 성적이 떨어지면서 위기가 왔다. 2009년에는 국민우익수 이진영을 FA로 데려왔고, 당시 도루왕 이대형과 전성기를 구가하던 안치용이 있어 외야에 내 자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여기서 이겨내면 앞으로 야구가 잘 될 것 같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2009년을 준비를 잘 했는데 하필 3월 시범경기에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 주변에서 이제 많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러다가 그냥 밀려나는 선수가 되는구나라고 생각하신 분도 계셨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회복의 시간을 기회로 삼았다. 5월 복귀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고 타격왕에 올랐다. 7년 연속 3할의 첫 해였고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는 다시 한 번 '고진감래(苦盡甘來)'를 강조했다. "요즘에는 어릴 때 놀면 쉽지 않다. 치열하게 열심히 살다보면 자신이 꿈꿔왔던 생활을 어느새 하고 있을 것이다. 위기가 왔을 때 잘 이겨내면 조금 더 나은 내일이 온다. 나중에 한 번 쯤은 '그 때 그 야구선수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지'라고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단에서 내려 온 박용택은 "원래 작년부터 하기로 했었는데 시간이 안 돼서 못했다. 막상 하려니 해줄 이야기가 마땅히 생각나지 않았다. 준비를 나름대로 했는데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까 내용이 꼬이더라. 그냥 야구 좋아하는 학생들 많다길래 질문 답변 위주로 해버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요즘에는 잠실야구장으로 출퇴근하며 운동 중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별로였던 시즌이라 내년에는 '가장 잘 하는 야구'로 처음부터 준비해서 찾아 뵙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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