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감독 없었다' 슈 감독의 차두리 향한 '극진한 배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03.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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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사진=뉴스1





'소극적인' 은퇴식보다는 '은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


'차미네이터' 차두리(35,FC서울)가 정든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순간까지 생각하고 또 배려할 계획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 오전 10시 서울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A매치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31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

2002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강렬한 오버헤드킥을 날렸던 차두리가 어느덧 대표팀 은퇴를 앞두고 있다. 차두리는 이미 지난해 대표팀 은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31일 뉴질랜드전에서 '차미네이터' 차두리(35,FC서울)의 국가대표 은퇴식을 개최한다. 24일 대표팀이 소집되는 가운데, 우선 차두리는 27일 우즈벡전에서는 뛰지 않을 계획이다. 차두리는 29일 오전 서울로 올라온 대표팀에 합류한 뒤 31일 뉴질랜드전에 출격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명단 발표에 앞서 차두리와 직접 면담을 가졌다. 이미 내게 은퇴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다"면서 "한국에서 특정 선수에 대한 기념식을 할 때 전반전이 끝난 후 은퇴식을 하는 등 소극적으로 행사를 하는 것을 봤다"고 이야기했다.

과거 한국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은퇴할 경우, 은퇴식은 거의 대부분 전반전 종료 직후 하프 타임 때 따로 열렸다. 홍명보와 황선홍을 비롯해 김도훈, 하석주, 김태영, 유상철, 서정원, 이영표, 박지성 등이 관중들의 박수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이들은 경기를 뛰다가 교체돼 나오는 것이 아닌, 관중석에 있다가 따로 정장을 입은 채 그라운드 위로 나온 것이었다. 물론 이런 은퇴 행사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마지막 대표팀 유니폼에 땀을 흠뻑 적시면서 뛰는 것도 또 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러면서 교체 순간, 모든 선수와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터치라인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 선수 본인은 물론 감독과 팬들도 꿈꾸는 순간이 아닐까.

슈틸리케 감독은 이런 모습을 원했고, 현실로 만들어 줄 계획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는 현역 선수다. 단순히 은퇴식을 하는 게 아니라 은퇴 경기를 할 수 있다. 차두리는 큰 자부심을 갖고 A매치에서 75경기를 뛰었다"면서 "하프타임 때 단순히 꽃다발을 밭고 은퇴하는 것보다는, 직접 은퇴 경기를 하는 게 좋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구체적인 계획까지 이야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반전 끝나기 2~3분 직전에 교체를 해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어 전반전 끝난 후 하프타임 때 은퇴식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차두리가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그라운드를 빠져 나올 가슴 벅찬 순간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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