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102번째 영화 '화장', 열심히 해보겠다"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13.10.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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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훈 기자


"욕 안 먹도록 잘 만들어 보겠다."

한국영화의 살아있는 역사는 새로운 영화를 앞에 두고 겸손했다. 한국영화 거장 임권택 감독이 102번째 영화 '화장' 제작 일성을 밝혔다.


임권택 감독은 4일 오전11시 부산 해운대 신세계백화점 9층 문화홀에서 열린 영화 ‘화장’ 제작발표회에 주연배우 안성기, 원작자 소설가 김훈 등과 함께 참석했다.

‘화장’은 임권택 감독이 '달빛 길어올리기' 이후 2년만에 내놓는 작품. 김훈의 단편 '화장'이 원작이다. 뇌종양에 걸려 죽어가는 아내와 젊고 아름다운 회사 여직원 사이에 번민하는 남자를 통해 삶과 죽음을 조명한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건축학개론'을 내놓은 충무로 제작명가 명필름이 제작을 맡는다. 명필름의 합세는 '화장'이 임권택 감독의 새 영화라는 의미를 넘어 지금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신뢰를 준다.

이날 임권택 감독은 "평소에 김훈 작가의 작품을 좋아했다. '칼의 노래'를 영화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는데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 '화장' 연출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은 "'화장'은 강한 드라마가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죽어가는 마누라의 병구완을 성실하게 하면서도 한쪽으론 생명력이 넘치는 깊은 매력이 있는 젊은 여자에 끌리던 남자가 그 둘을 떠나보내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훈 작가의 문장이 주는 엄청난 힘과 박진감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게 굉장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매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런 심리적인 묘사를 영화로 그려낸다는 게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임권택 감독은 "그런 생각 때문에 앓고 앓다가 남자 주인공 마음 안의 상을 잘 따라가면서 영상으로 잘만 담아내면 지금까지 해온 영화가 아닌 또 다른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고 싶더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평소에 살면서 드러내기 부끄럽고 감추고 살고 싶어하는 마음 안의 상들을 영화로 잘 드러내면 성과가 있을 것 같다"면서 "잘못하면 욕을 바가지 먹을 것 같다. 잘 되서 칭찬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달 23일부터 10월2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임권택 감독의 전작전을 실시했다. 영화제 기간(10월3~12일)에는 임권택 감독과 전문가들이 선정한 10편이 상영된다.

임권택 감독은 1962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데뷔해 올해로 꼭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임권택 감독은 액션과 사극, 멜로 등 다양한 장르를 천착하며 '길소뜸' '만다라' '아제아제바라아제' '장군의 아들' '서편제' '태백산맥' '춘향뎐' '취화선' 등을 만들어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우뚝 섰다. 지난 2002년에는 '취화선'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베를린영화제 명예황금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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