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류승룡, '귀요미 중년'으로 돌아왔다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3.01.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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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위) 류승룡, 영화 '남쪽으로 튀어' '7번방의 선물' 스틸


'도둑들'의 사연 많은 도둑 마카오박과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카리스마 허균이 '귀요미 중년'으로 돌아왔다. 김윤석(45)과 류승룡(43), 선이 굵은 두 배우가 한량 아빠와 바보 아빠로 연기 대결을 펼친다. 중년 남성의 중후한 멋 대신 어딘가 헐렁한 모습으로 돌아온 두 천만배우가 또 한 번 관객몰이에 나선다.

집에서 빈둥빈둥하다가 걸핏하면 남쪽 섬으로 훌쩍 떠나버리는 한량 같은 중년, 오는 2월 7일 개봉예정인 '남쪽으로 튀어' 속 김윤석의 모습이다. 젊은 시절 운동권의 전설 '최게바라'로 불리며 사회 운동을 주름잡던 최해갑은 세 아이의 아빠가 되어서도 국가의 부조리함을 부르짖으며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에 여념이 없다. TV수신료를 내지 않겠다며 TV를 부숴버리고, 국민 연금을 내라는 말에 "나 국민 안 해"라고 엄포를 놓는 그, 나이 40줄에도 여전히 '최게바라'의 모습을 지키고 있다.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 최해갑, 알고 보면 소심하다. 자신의 영화를 보다가 극장을 나가려는 관객에게 삐치기도 하고, 영화를 보며 꾸벅꾸벅 조는 팬들에게 "니들 외로워서 모이는 거 다 안다"며 홀연히 사라져 버리는 남자다. 인스턴트 식품을 두고 초등학생과 언쟁을 벌이며 지기 싫어하는 아빠가 딸 나래(박사랑 분)는 부끄러울 뿐이다.

에둘러 표현하는 아이들에 대한 애정도 웃음을 짓게 한다. 아들의 가출 선언에도 시큰둥, 기껏 돌아온 아들에게는 "엉엉 울면 풀어준다"며 헤드락을 걸어대는 철없는 이 아빠를 어찌하면 좋을까. 집을 떠난다는 큰딸의 선언에도 별 반대도 없더니 엄마보다 먼저 자취방을 찾아가는 센스, 밉상 아빠 최해갑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다.

목 늘어난 티셔츠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면서도 남쪽 섬을 여행할 때는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하며 나름의 멋을 추구하는 예측 불가의 중년 최해갑, 고집불통 투사인 그는 비장하기 보다는 오히려 친근하다.


'7번방의 선물'의 딸바보 아빠 용구(류승룡 분)는 6세에서 지능이 멈춘 대신 순수함도 어린 아이 그대로다. 딸 예승(갈소원 분)과 함께 세일러문 주제가를 부르며 깜찍한 율동을 하고, 아침마다 요란스러운 인사를 나누는 그의 모습은 절로 입가에 웃음을 짓게 한다.

용구의 순수함은 교도소 7번방의 험악한 동료들까지 녹여버린다. 사기, 간통, 폭행, 자해공갈 등 면면이 화려한 7번방 사람들은 어느새 용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과도한 솔직함으로 때로는 핀잔을 듣지만 누구보다 마음 여리고 착한 용구, 그가 전하는 해피 바이러스가 꽁꽁 언 겨울 추위까지 녹여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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