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협이 겨냥한 대상은 '무도'아닌 'MBC'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3.01.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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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캡처=MBC '무한도전-박명수의 어떤가요'>


대다수의 국내 가요 기획사를 포함, 350여 연예 관련 회사가 회원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가 MBC '무한도전'의 음원 열풍과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두고 일부에서 연제협과 '무한도전' 간의 대결 양상으로 몰아가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연제협이 문제를 제기한 정확한 대상은 '무한도전' 아닌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 음원을 제작하고 유통시킨 거대 방송사 MBC다. 즉, 연제협은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힘써야할 공영 방송사 MBC가 안 그래도 힘든 가요 산업까지 침범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연제협의 이번 문제 제기를 마치 '무한도전'과 싸움으로 몰고 가면 안 되는 이유다.


연제협은 16일 공식 입장을 통해 '무한도전'의 음원 열풍과 관련, "방송사의 프로그램 인지도를 앞세워 음원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것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연제협은 이어 "이는 국내 음원시장의 독과점을 발생시켜 제작자들의 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내수시장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으며 장르의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와 한류의 잠재적 성장 발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MBC는 '나는 가수다' 열풍이 일었던 지난 2011년 한해 결산, 음원 제작 판매 종합 2위의 제작사이기도 했다. MBC에 앞선 음원 제작 판매 가요 기획사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유일했다.


공식 음악차트인 가온차트의 2011년 한 해 스트리밍, 다운로드, BGM 및 모바일 판매량 등을 모두 더한 디지털 종합 순위에 따르면 MBC 계열사 imbc가 제작한 음원들은 디지털시장 점유율(상위 100위 기준) 10.9%를 차지했다. 이는 1위 음원 제작사인 YG(13.2%)에만 뒤졌을 뿐, 3위 큐브엔터테인먼트(7.9%)와 4위 코어콘텐츠미디어(4.6%)에도 앞선 순위다. imbc가 제작한 음원들이 가요 전문 기획사의 음원들을 압도한 셈이다.

이달 5일 방송된 '무한도전-박명수의 어떤가요' 편을 통해 베일을 벗은 뒤 음원도 공개, 아직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정형돈의 '강북멋쟁이', 유재석의 '메뚜기 월드'의 음원 제작 기획사 역시 MBC다.

이에 연제협은 MBC가 음원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MBC '무한도전' 측은 "당초 이번 '박명수의 어떤가요' 음원을 아예 공개하지 않거나 무료로 공개하는 방안을 고민했다"면서도 "하지만 음원을 공개해 달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컸고, 고심 끝에 음원을 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물론 과거처럼 '무한도전' 음원들과 마찬가지로 수익 사업으로 진행하지 않고 수익 전부를 기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MBC 사업국 관계자는 "무료로 '무한도전' 음원을 공개했다면 음원시장에 더 광범위하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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