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웹툰과 영화, 싱크로율은 얼마?③

[★리포트]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2.11.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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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를 몰고 다녔던 영화 '26년'이 22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제작 과정에서의 외압 논란과 대선을 앞두고 불고 있는 정치 바람 외에도 원작 웹툰과의 싱크로율이 큰 관심사. 캐스팅 단계에서 부터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던 '26년'이 웹툰과 어떻게 같고 다른지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의 큰 줄기는 웹툰과 같지만 영화화 되며 인물들의 사연이나 외모 등 디테일에서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웹툰에 등장했던 몇몇 인물들은 영화화 과정에서 사라졌다. 영화는 주차타워를 관리하던 관리인, 흉상을 만들던 치영과 그의 아이를 가진 선영 등 등장인물을 생략하고 진배, 미진, 정혁, 주안, 김갑세 다섯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본 기사는 영화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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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에서도 가장 많은 활약을 보여줬던 행동파 광주 건달 곽진배, 진구를 만나 한층 거칠고 유머러스해졌다. 웹툰에서 대체로 표준어를 쓰는데다 시종일관 진지했던 곽진배가 영화화 되며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로 소소한 재미를 주는 인물로 재탄생했다. 진구의 능청스러운 전라도 사투리는 무겁게 흘러가는 영화에서 유일하게 웃음을 주는 부분이다. 만화에서는 그야말로 작전 수행의 동료였던 미진과의 관계도 영화화되며 약간의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물론 외모에서 오는 싱크로율은100%다. 짧게 자른 머리에 진배의 트레이드 마크인 얼굴 흉터, 건들건들한 행동거지 등 진구가 연기한 곽진배는 마치 만화에서 갓 튀어나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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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웹툰의 심미진과 한혜진이 연기한 심미진은 외모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긴 머리를 질끈 묶고 다녔던 만화 속 심미진과 달리 한혜진은 단발머리로 한층 차가운 느낌을 준다. 외모 뿐 아니라 미진의 내면 또한 더욱 단단해졌다.

아버지의 기억을 수차례 보여주며 미진의 심적 갈등을 보여줬던 웹툰과 달리 영화 속 미진은 더욱 냉철한 자세로 복수에 임한다. 웹툰에서는 팀원들에게 존댓말을 썼던 미진이 영화에서는 반말을 쓰며 남자들보다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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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슬옹이 연기한 권정혁은 만화보다 어려진 느낌이다. 만화에서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다뤄졌지만 영화는 정혁의 부모를 배제하고 과거 누나를 잃은 기억만을 담는다. 만화 속 권정혁과 달리 임슬옹의 권정혁은 경찰이라는 신분과 단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복수 앞에서 흔들리는 권정혁의 모습은 비열하기보다 인간적이다. 많은 부분 바뀌었지만 어딘지 두려움을 가득 담은 눈빛만큼은 똑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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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빈이 연기한 김주안 역은 설정 자체가 달라졌다. 원작에서는 김갑세 회장의 친아들이었던 주안은 영화로 옮겨지며 광주민주항쟁의 아픔을 지닌 또 다른 희생자로 재탄생했다. 반면 멀끔하게 차려입은 수트와 잘 정돈된 머리, 수려한 외모, 비상한 두뇌는 여전하다. 원작에서는 작전을 세우고 지원하는 역할을 했던 김주안은 배수빈을 만나며 더욱 다양한 감정을 가진 인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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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영이 연기한 김갑세는 만화보다 카리스마를 더했다.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던 시한부 환자 김갑세보다 풍채가 좋은 이경영은 낮은 목소리와 강렬한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1980년 광주민주항쟁 진압 당시 계엄군으로 투입되며 엄청난 죄책감 속에 살아온 김갑세는 당시 부상으로 다리를 절게 된 설정으로 자신의 아픔을 시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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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여준 배우는 단연 장광이다. 단죄의 대상인 '그 사람'을 연기한 장광은 외모 뿐 아니라 미묘한 표정까지 만화를 그대로 재현했다. 실존 인물보다 덩치가 크고 목소리도 낮지만 비열한 캐릭터를 그리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웹툰 여섯 편에 달하는 분량으로 진행됐던 마지막 단죄의 순간도 영화에서는 더욱 긴박감 넘치게 표현됐다. 전체적으로 많았던 대사를 함축적인 몇 마디로 줄이고, 외부와 내부의 상황을 교차하여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그 사람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미진의 갈등도 원작보다 더욱 깊이 있게 다뤄졌다.

원작의 큰 줄기를 따르며 영화적 재미를 더한 '26년', 연재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원작만큼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까.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쳐 29일 개봉하는 '26년'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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