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원 "몸 쓰는 영화, 다 제 팔자인가봐요" (인터뷰)

영화 '점쟁이들' 강예원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2.09.2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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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독특한 캐릭터들로 똘똘 뭉친 영화 '점쟁이들'. 배우 강예원은 수많은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신기'가 없는 찬영을 연기했다. 점쟁이들의 독특한 설정과 비교하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기자 역할이지만 강예원은 영화에서 누구보다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

무슨 일이 닥쳐도 물러서지 않고 밀고 나가는 찬영의 '긍정의 힘'은 강예원이 자신이 가진 천성과도 닮아 있었다.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면서도 '괜찮아요'라고 웃는 강예원,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다친 다리는 좀 어떤가? 영화 홍보를 앞두고 다쳐서 걱정이 많겠다.

▶반 깁스를 했는데 시사회 때문에 풀었다. 행사에서 깁스를 하고 '나 아파요'하고 티를 내는 건 좀 아니다 싶어서 풀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다시 병원도 못 가봤다. 주위에서 액땜이라고들 하신다.

-영화가 첫 선을 보였다. 3000석 시사회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는데, 기분이 어떤가?


▶시사회 때 정말 많이 웃어주시더라. 관객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작은 부분에서도 계속 웃어주셔서 기분은 좋았다.

사실 어제 한 시간 밖에 잠을 못 잤다. 인터뷰도 있고 해서 잠들어야 하는데 갑자기 막 걱정이 들었다. 앞으로 내가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너무 막막했다. 작품을 하나하나 끝낼 수록 이런 고민은 더 커지는 것 같다.

-기자를 연기한 영화를 기자들 앞에서 보여주려니 꽤 긴장됐겠다.

▶언론 시사회가 제일 떨렸다(웃음). 다들 평가를 하면서 영화를 보시잖나. 기자 역할을 하면서 특별히 '기자는 이래야해' 하면서 더 열혈 기자처럼 연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만났던 기자 분들은 다들 좋은 분들이었고, 너무 힘들어하고 진지하기 보다는 밝은 분들이었다. 그런 모습을 반영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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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여배우인데 '점쟁이들'에서는 많이도 망가졌다.

▶촬영 하면서 정말 편했다. 원래 편한 걸 좋아하는데 찬영이 딱 그래서 좋았다. 감독님이 '이렇게 해라' 지시하기 보다는 믿고 맡겨주시는 편이다. 남자와 싸우는 부분에서도 모니터도 못보고 그냥 막 팔을 휘둘렀는데 영화에 굉장히 웃기게 나왔다. 내가 그렇게 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

-잠수신을 찍으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던데.

▶어휴, 지금도 생각하면 추위가 느껴진다. 그 무거운 머구리(잠수장비)를 쓰고 바다에 들어가는데 그 찬 바닷물 속에서 며칠 씩 고생하며 찍었다. 바다라고 해도 무게가 덜 느껴질 뿐이지 무거운 건 마찬가지다. 그 때 너무 고생을 해서 그런지 요즘에도 촬영할 때 위 아래로 내복을 입는다. 추운 것에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

-'해운대', '퀵'에 '점쟁이들'까지 몸 쓰는 역할이 많은 것 같다.

▶다들 그런 얘기를 하신다. 내 팔자가 이런 가보다(웃음). 이런 걸 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인 것 같다. 여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막상 그렇게 많지가 않다.

-이제훈과 베드신이 있었다던데?

▶영화에는 없는데 찍긴 찍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베드신이었다. 사실 베드신이라고 하기도 좀 민망하다. 옷도 다 입고 있었다. 찍을 때도 '이걸 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결국 빠졌다.

-베드신 외에도 영화에 쓰이지 못한 아까운 장면들이 있나?

산도 많이 뛰어다녔고, 들판도 뛰어다녔고, 바닷가에서도 엄청 많이 찍었는데 내가 뛰어다닌 게 다 없어졌다. 그 추위 속에 감독님하고 같이 뛰었는데 그 신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왜 나는 굳이 뛰었는지... 이유가 있으셨을 것이다. 내가 영화 전체를 다 아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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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기자였던 아버지에 대해 각별한 마음이 있는 역할인데 실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어떤가?

▶무뚝뚝한 분이셨다. 뭔가 특별한 기억이 있는 건 아닌데 아버지가 내게 보여주신 건 근면 성실이다. 내 이상형도 성실한 남자다. 이때까지 살면서 현명한 여자로 살다가 죽고 싶은데 그러면 현명한 엄마가 되고 싶고, 현명한 아내가 되고 싶고,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세 가지를 다 가지려는 게 욕심일 수 도 있다. 그런데 아버지 같은 사람을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나면 그게 가능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슈퍼우먼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약간 그런 면이 있다. 성격이 캔디 같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가난하게 살았다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이고 일어나려고 노력을 하고 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쭉 살면 우울증을 안 걸리지 않을까(웃음).

-영화 홍보를 위해 예능에도 출연했다던데. 승부욕이 좀 생기던가?

▶KBS '해피투게더'랑 MBC '승부의 신'에 나갔다. 원래는 승부욕이 별로 없다. 친구들하고 무슨 게임을 해도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원래 없다. 그런데 막상 나가니까 내가 못하면 학생들에게 민폐잖나. 등록금이 걸린 건데. 그러니까 하게 되더라.

원래 성격이 감정 낭비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누가 잘됐다고 해서 질투하는 편도 아니고. 주변사람들하고 좋은 것만 하고 살기도 바쁜데 왜 그렇게 감정을 허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질투가 없다는 건 여배우에게는 굉장히 도움이 되는 성격인 것 같다.

▶어린 동생들에게도 질투하는 게 없다. 오히려 잘해주고 싶다. 40살, 50살 되어서도 질투하고 그러면 내가 오히려 힘들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다음 영화 '조선미녀삼총사'에서도 액션이 많다고 들었다.

▶영화가 굉장히 귀엽다. 셋 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 여자 셋이서 액션도 하고 활도 쏘고 봉도 휘두르고, 정말 재미있다. 신나게 촬영하고 있다.

다들 너무 착하다. 여자들끼리 뭉쳐서 혹시나 신경전이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들 정말 좋다. 하지원 언니도 워낙 털털하고 같은 소속사여서 편하다. 가인을 보면 가수 하던 친구들은 예의가 확실하다.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 안 예뻐할 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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