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정형돈, 파도 안겁내는 뱃사공이었다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09.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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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형돈 <사진출처=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홈페이지>


'파도를 겁냈던 뱃사공' 개그맨 정형돈의 변화된 모습이 시청자들에 의미를 남겼다.

지난 24일 방송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정형돈은 자신의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중이 몰랐던 일들과 속내 등을 솔직하게 펼쳤다.


정형돈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토크쇼에 단독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에 대해 궁금해 하는 MC들의 질문에 답하며 고민을 털어놨고, 이날 '힐링캠프'는 10.3%(AGB닐슨 미디어리서치 전국)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방송의 김하늘 편보다 3.4%P 상승한 수치이다.

토크쇼는 주로 가수나 배우, 또한 사회 인사나 정치인들이 출연해 신비에 싸인 자신의 일신을 공개할 때 많은 관심을 모으기 마련. 물론 MC들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게스트에 따라 시청률이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그런데 대중과 친밀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곧잘 개그 소재로 쓰기도 하는 개그맨의 출연이 이 같은 관심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내성적이라는 모순적인 캐릭터로 자신을 드러내온 정형돈이라 가능했다.


정형돈은 대중 앞에 나서야 하는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MBC '무한도전'에서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밝혀 왔다.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개그맨이라는 이색적인 캐릭터는 때때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미션에서 진땀을 흘리는 그의 모습과 더불어 웃음을 선사했다.

실제로 정형돈은 고현정과 함께 진행자로 나서고 있는 SBS '고쇼'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취재진들의 질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을 드러내 꾸며낸 캐릭터가 아님을 엿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때로는 이 같은 캐릭터가 설정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과감한 캐릭터와 식품 사업, 음반 발표 등의 끊임없는 변신은 그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특히 정형돈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출신이라는 것이 공공연히 알려져 있고, 방송에서도 풍부한 상식과 지식을 뽐낸 바 있어 더욱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 왔다.

이날 방송에서 정형돈은 시청자들이 궁금해 했던 부분들을 속 시원히 공개했다. 그는 S전자 근무 시절 에피소드나, 예전부터 음악에 관심과 재능이 있었다는 사실, '무한도전'에 합류하게 된 계기 등 그간 어디서도 하지 않았던 얘기들을 직접 털어놨다. 소심하던 '갤러리정'이 대세 '미존개오'로 완벽하게 변한 듯 보였다.

그러나 정형돈은 이 같은 인기와 방송에서 유쾌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 뒤 방송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고 있었던 사실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실 정신과 약을 먹고 있다. 누군가 갑자기 나를 찌를 것 같고 불안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약간의 불안장애 같은 것이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또 방송에서 '안 웃기는 개그맨'이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위축이 됐고 자괴감에 결국 '무한도전'을 그만두려고도 했던 속내를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결국 변한 것 같았던 정형돈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뱃사람이 파도를 무서워하면 안 되듯 방송을 하는 사람이 방송을 무서워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의 솔직한 고백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이날 '힐링캠프' 출연 또한 그에게 있어 하나의 파도였다. 특히나 자신에게 모든 조명이 쏟아지는 토크쇼이기데 더욱 그랬을 것. 그러나 두려움을 떨쳐내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펼쳐낸 그의 모습이 이미 파도를 탈 줄 하는 노련한 뱃사공의 모습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수많은 파도를 견뎌낸 정형돈이 앞으로 또 어떤 도전과 변신을 보여줄 지 기대를 자아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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