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씨, 김장훈씨 전자발찌드립은 과했어요

[김수진의★공감]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2.09.19 18:05
  • 글자크기조절
image


지난 7월 통영 어린이 성폭행 살인사건에 이은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에 대한 국민의 공분이 가시기도 전에 전자발찌를 찬 채 대낮에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사건까지 연일 잔혹한 흉악 범죄가 기승을 벌이고 있다.

기자는 지난 18일 오후 SBS 토크쇼 '강심장'을 보다가 씁쓸했다. 불편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정홍채는 건장한 체격 유지비결에 대해 "아직도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닌다"며 발목에 찬 모래주머니를 공개했다. 체육과 출신으로 꾸준히 몸 관리를 하고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육안으로 보더라도 정홍채의 다리근육은 굉장히 크고 탄탄했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MC 신동엽은 정홍채를 추켜세우며, 마른 체형의 가수 김장훈에게 모래주머니를 착용해 보일 것을 권유했다. 김장훈은 "이거 특수부대원들이 차는 거잖아요"라며 신동엽의 권유로 모래주머니를 발목에 찼다. "정말 무겁네요. 대단하네요"라며 김장훈이 정홍채에 대한 찬사를 보내자, 신동엽은 "김장훈씨는 빼요, 빼요"라고 황급히 말했다. 이어진 그의 말은 "전자발찌 같아서요"였다.

신동엽의 '황당'한 발언을 김장훈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고, 박경림이 "전자발찌 같으니 빼래요"라고 설명을 해줬다.

김장훈이 당시 신동엽의 발언에 많은 게스트가 웃음을 터뜨려 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기자처럼 보통 사람들의 상식을 벗어난 '전자발찌드립'을 미처 예상치도 못했을 것이다. 김장훈의 말대로 운동선수나 특수부대원이 연상되는 게 평범한 사고다.


제작진은 친절하게 '전자발찌', '동엽신은 못말려'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전자발찌드립'은 신동엽과 함께 '강심장'을 진행하는 배우 이동욱의 '당연하지'로 무마됐다. ('당연하지'란, 과거 SBS에서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X맨'에 등장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유행했던 심리게임으로, 무조건 상대방이 하는 질문에 자신의 대답은 '당연하지'라고 해야 승리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상대방에 대한 비하발언과 거짓 등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부작용을 양산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여기에도 100% 장난, '당연하지'로 급수습?!'이라고 자막 처리했다.

예상치 못했던 신동엽의 순발력 있는 '전자발찌드립'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지만, 브라운관을 통해 이를 본 시청자는 불편하고 불쾌했을지 모른다. 그야말로 드립이었다. 드립이란 애드리브(adlib)에서 파생된 말로, 어이없는 발언이나 황당한 말을 의미한다. 현재는 어이없는 발언이나 앞뒤가 안 맞아 누가 봐도 막 지어낸 듯한 발언을 보통 의미한다. 신동엽의 드립보다 이동욱의 순발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전자발찌는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발목에 채워 위치를 추적하는 도구다.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부착에 관한 법률'(제22조)에 따라 2008년 9월부터 시행됐다.

전자발찌 부착대상자는 2회 이상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거나 13세 미만의 어린이를 상대로 성폭력을 가한 범죄자, 가석방이나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날 보호관찰 대상인 성범죄자 등이다.

최근 경악케 하는 성범죄가 온 국민을 분노케 하는 사회 분위기를 감안할 때 신동엽의 전자발찌드립은 성폭력범죄자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으며, 적절치 못했다.

얼마 전부터 '섹드립의 대가'로 불리며 '예능의 신'으로까지 불리는 신동엽이 '드립' 생산의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회적 분위를 간과한 신동엽의 '전자발찌드립'은 과했다.

PS. 신동엽씨, 기자는 신동엽씨의 '섹드립'에 큰 웃음 짓는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전자발찌드립'은 듣는 당사자나, 동엽씨를 좋아하는 시청자에게 마음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무리수였다고 생각해요.

이날 방송에서 이지현씨는 과거 'X맨'에 출연해 '당연하지' 게임에서 박경림씨를 이기고 싶어서 '네모의 꿈'을 불렀고, 박경림씨의 눈물을 빼게 했다죠. 그 사건이 지금까지도 마음에 걸려서 사과를 하고 싶다며 박경림씨에게 사과를 했고요. 신동엽씨는 두 사람의 뒤늦은 앙금을 희석시키는 촉매 역할을 '예능의 신'답게 잘 수행했습니다.

신동엽씨,100% 장난인 줄 알지만 김장훈씨에게 전화 한 통화 하는 건 어떨까요?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