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수애, 죽음으로 김래원과 작별 '새드엔딩'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12.2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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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화면 캡쳐


SBS '천일의 약속'이 비극적 상황에서도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지형의 마음을 담담하게 그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일 오후 방송된 SBS '천일의 약속'(극본 김수현·연출 정을영)에서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서연이 끝내 죽음에 이르게 된 모습이 그려졌다.


이서연(수애 분)은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며 난폭한 행동을 보였다. 식사 도중 갑자기 음식을 던지고 사과를 깎던 중 자신의 딸 예은을 향해 사과를 던지는 등 예측불가한 행동으로 긴장감을 조성했다. 스웨터를 바지로 입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는 등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노향기(정유미 분)는 지형의 집을 드나들며 예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향기가 박지형(김래원 분)을 잊지 못해 주위를 맴도는 모습에 엄마 오현아(이미숙 분)는 분노를 금치 못 했다.

서연의 악화에 지형은 "사랑한다. 내일은 더 사랑한다"라고 다독여주면서도 비극적인 현실에 슬픔을 감추지 못 했다. 서연이 장보던 중 사라져 잃어버릴 뻔했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운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서연은 "다른 건 다 까먹어도 이건 안 까먹는다. 박지형, 내 남편. 나를 끔찍이 사랑하는 사람. 십자가 지고 산을 오르는 사람"이라며 지형에 대한 깊은 사랑을 표했다.

끔찍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서연이 예은의 머리를 잘라주겠다며 가위를 들고 예은에게 다가간 것. 동생 문권(박유환 분)과 고모(오미연 분), 지형 모두 놀라 당황하자 서연은 "소리지르지 마"라며 순순히 가위를 돌려줬다. 결국 예은은 지형의 어머니인 수정(김해숙 분)의 손에 맡겨졌다.

서연은 가끔 고모, 고모부, 지형까지 알아보지 못하고 집을 나가 기찻길에 서는 등 돌발적인 행동을 선보였지만, 가족들은 흥분하고 분노하는 대신 그를 조용히 달래며 삶을 살아나갔다.

결국 서연은 죽은 채 결말을 맺었다. 지형은 서연의 무덤 앞에서 "난 아직이다"라며 영원한 사랑과 그리움을 드러냈다.

'천일의 약속'은 극단적인 결말을 그리거나, 억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는 대신 알츠하이머에 걸린 환자와 가족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드라마라기보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실제 인물의 리얼 드라마에 가깝다고 할 만큼 현실적이고 섬세한 묘사로 마지막까지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천일의 약속'은 드라마 '불꽃', '부모님 전상서', '내 남자의 여자', '엄마가 뿔났다', '인생은 아름다워' 등 다수의 작품을 히트시킨 김수현 작가와 정을영 감독 콤비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최근 홈드라마를 선보인 김 작가가 선보이는 정통 멜로드라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김수현식 멜로는 문어체의 대사와 수애의 독백으로 기존 멜로드라마와 확실히 차별화된 매력을 발했다. 이미 다수의 작품에서 다뤄졌던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는 '천일의 약속'을 통해 더욱 각광받았고, 이 병이 갖는 근원적 고통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30세 여성의 비극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수애의 열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수애는 자신을 잃어가면서도 이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자존심 있는 이서연을 완벽히 소화해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시금 굳혔다.

김래원 역시 오랜 공백기 후 복귀했음에도 녹슬지 않은 연기력으로 '역시 김래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신예 정유미는 이 드라마를 통해 확실히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방영 전만 해도 영화배우 정유미와 동명이인이라는 것이 그에 대해 알려진 전부였지만, 이제 정유미 하면 '천일의 약속'의 '오빠바보' 정유미를 먼저 떠올릴 만큼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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