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의약속', 자식 파혼 4인4색 대처법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11.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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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이미숙 김해숙 임채무 박영규


당신의 자식이 결혼식 전날 파혼을 했거나 당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습니까. 여기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 속 두 부모의 4인 4색 대처법이 있습니다. 그럴 일이 없길 바라지만 혹시나 그런 일이 있으시다면 입맛에 맞게 참고하시길.

◆ 네가 뭐가 잘나서 내 딸한테 이래, 분노따귀형 이미숙(오현아 역)


안 참아. 내가 왜 참아! 어릴 때부터 부족한 것 하나 없이 고이 키우고 요리부터 뜨개질, 예절교육까지 완벽한 신부수업을 마친, 외모도 어디 가서 빠지지 않을 정도로 귀여운 내 딸인데! 집안은 또 얼마나 빵빵해? 재벌에 준하는 탄탄한 경제력에 사회적 지위를 갖춘 부모까지. 정말 내가 봐도 완벽한 신부감인데 말이야. 그런데 네깟 놈이 뭐가 대단하다고 내 딸을 차? 향기(정유미 분)가 모자란 점이 딱 하나 있다면 맹추같이 남자 못 후리는 것뿐이야. 멍청한 것이 간이고 쓸개고 다 빼 줄 정도로 한 놈한테 목을 맨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지.

완벽한 신부감인데도 똑똑하게 대처하지 못한 딸, 그런 딸을 냉큼 차버린 못된 놈. 이미숙씨는 무릎 꿇고 사죄하는 김래원(박지형 역)의 따귀를 사정없이 때리고 분노를 표합니다. 언뜻 비이성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딸의 인생을 망친 남자에게 따귀 한 대 안 때릴 분은 없겠죠.

◆ 밉지만 이해하고 사랑한다. 이해포옹형 김해숙(강수정 역)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지형아. 향기가 어떤 아이인데 네가 그래선 안 되지. 집안끼리의 약속도 있는데. 네가 그 여자를 사랑했으면 진즉에 바꿨어야지. 결혼식이 얼마나 남았다고 이제 와서 이러는 거니. 하지만 난 네 선택을 존중하고 싶구나. 네가 사려 깊은 아이인데 네가 오죽했으면 이런 결정까지 내렸겠니. 난 널 믿고 응원할 테니 너무 염려 마렴.

김해숙씨는 오랜 친구와의 우정도, 사회적 지위와 체면도 잃게 생겼지만 그것보다 아들의 선택을 믿고 존중합니다. 진정한 어머니상이 아닐까요.

◆ 이미 일어난 걸 어떡하나, 수습이나 해야지. 침착골프형 박영규(노홍길 역)

이 사람아. 이미 일어난 걸 어떡하겠어. 일단 침착하고 비서 통해서 수습이나 해. 향기 좀 보채지 말고 당신(오현아)이 이렇게 흥분하면 애가 어떻게 정신을 차려. 당신이 아무 일도 아닌 척 좀 넘어가야 향기도 기운 낼 거 아냐. 하여간 머리 아플 땐 골프가 최고야. 그러니 내버려 둬 좀.

박영규씨는 침착합니다. 결코 딸을 사랑하지 않지도, 딸의 상처에 아프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것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먼저 봅니다. 딸이 정말 정신을 차리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짐짓 아무 일 아닌 척 합니다. 그런데 골프 치는 것도 과연 딸에게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네요.

◆ 네가 내 자식 맞아? 당장 나가! 호통절교형 임채무(박창주 역)

네가 날 애비로 생각하면 이 따위 행동을 해?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도 아니고 이제 노 회장 얼굴을 어떻게 보라고! 지금껏 노회장이 우리한테 어떻게 했는데? 그 자식이 날 조금이라도 생각했으면 이런 행동하지 않지. 사표 던졌어. 그래도 이건 도리가 아니야. 난 그 놈 다시는 자식으로 안 볼 거니 그리 알아. 내가 준 것 다 놓고 당장 집 나가!

임채무씨는 아들의 결정에 분노합니다. 그 결정이 자신의 모든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앗아갔기 때문이죠. 그는 병원 이사장 노 회장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올랐는데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었습니다. 그가 분노하는 건 아들이 결혼을 취소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에게 손해를 끼쳤기 때문. '아버지'로서의 분노보다는 모든 걸 잃은 한 인간으로서의 화가 더 큰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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