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넘버5', 패션 대세..코미디도 예외는 아니다

박혜경 인턴기자 / 입력 : 2011.10.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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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처


'패션'이 방송의 핫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케이블채널을 중심으로 패션 소재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유명인들이 농담반 진담반 서로의 패션을 지적하면 그 즉시 화제가 될 정도다. 대중들도 연예인들이 조명을 벗어난 곳에서조차 '사복패션' '공항패션' 등으로 그들의 패션을 평가한다.


지난 16일 첫 선보인 KBS 2TV '개그콘서트'의 새 코너 '패션 넘버5' 역시 이러한 대세와 맞닿아 있다. 패션디자인과 여대생으로 분한 개그우먼 장도연, 허안나, 박나래는 그들만의 패션 철학을 제시한다.

'패션 넘버5'의 인기요인은 우선 원초적인 웃음을 유발한다는 데 있다. 이들은 누가 봐도 어이없는 분장을 하고 나타나 몸 개그를 펼친다. '시크'한 메이크업에 '트렌디'한 의상을 입고 당당한 모델워킹으로 등장한다. 이어 '찰칵, 찰칵' 하는 카메라 셔터 소리의 타이밍에 맞춰 과도하지만 찰진 몸동작을 선보이는 것이 포인트. 망가짐을 자처하는 개그우먼 셋의 우스꽝스러운 포즈에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가 재미를 더한다.

세 사람은 매 방송마다 상식을 뛰어넘는 패션을 선보이지만 여기엔 웃음코드를 겨냥한 과장이 가미됐을 뿐 현실에서 크게 비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패션계를 아울러 풍자한다.


'패션 넘버5'에는 실제 패션쇼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일렉트로닉 음악과 요란한 셔터소리가 빠지지 않는다.

패션쇼에 서는 모델들도 대중이 공감하는 패션만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부담스러워 입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옷들을 소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위 '패션 피플'들이 늘어놓는 유행 아이템이 내 눈에만 이상해 보이는 건지 갸우뚱했던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하게 되는 것.

박나래의 난해한 패션에 전문용어와 함께 커다란 의미를 부여해 스타일의 종결자로 치켜세우는 장도연과 허안나와 모습은 '그들만의 리그'를 달리고 있는 일부 패션계를 꼬집는다.

앞뒤로 목욕탕 타월을 걸친 박나래를 향해 "패션의 시작과 끝"이라고 평가하고 "미니멀리즘의 선구자"라고 감탄하는 식이다. 이들이 속사포처럼 뱉어내는 "엘레강스한데?" "엣지 있어" "유니크해" "완전 시크해" 등의 감탄사 역시 패션계에서 통용되는 외래어 표현들이다.

몸 개그와 말장난. 가장 기본적인 웃음 유발 장치가 식상할 법하지만 톡톡 튀는 개성으로 무장했다. 저변에 풍자의 프리즘이 있지만 코미디라는 틀 안에서 그 무게는 심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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