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국영화 10대 뉴스

전형화 김현록 임창수 기자 / 입력 : 2010.12.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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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0년도 달력에 마지막 한 장을 남겨놓고 있다. 올해 한국영화는 위기론을 딛고 일어난 발판을 마련한 한편 영진위원장이 또 다시 하차하는 등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스타뉴스가 2010년 한국영화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아바타' 한국 최다 관객 동원..3D 신드롬


지난해 12월17일 개봉한 '아바타'는 해를 넘겨 2010년에만 817만명을 동원했다. 올해 최다 관객 동원 영화며, 역대 국내 흥행영화 1위(1335만명)를 꿰찼다. 외화가 국내 흥행 1위를 차지한 것은 '타이타닉' 이후 12년만이다.

'아바타'의 전 세계적인 흥행은 3D 영화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때마침 3D 산업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콘텐츠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일었다. 국내에서도 '나탈리' '현의 노래' '칠광구' 등 3D영화 붐이 일었다.

◆'시' '하하하', 제63회 칸국제영화제 동반 수상


이창동 감독의 '시'와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5월 열린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나란히 수상의 쾌거를 안았다. '시'는 경쟁부문 각본상을, '하하하'는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 두 편이 칸영화제 공식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동 감독은 '시'로 대한민국영화대상 감독상과 각본상, 부일영화상 각본상과 작품상, 대종상 각본상, 영평상 각본상과 작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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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은 할리우드로, 배우들은 중국으로

할리우드에 배우만 가란 법 있나. 이미 장동건, 이병헌 등이 할리우드 진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감독들의 행보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심형래 감독이 두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갓파더'를 내년 초 개봉 시기를 조율 중이며, 김지운 감독은 리암 니슨이 주연을 맡은 '라스트 스탠드'로 할리우드 문을 두드린다. 강제규 감독은 다국적 프로젝트 '마이웨이'로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배우들은 중국으로 잇달아 진출했다. 송혜교가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에 출연한 것을 비롯해 전지현이 웨인 왕 감독의 '설화와 비밀의 부채'에, 정우성이 양자경과 '검우강호'에 출연했다. 김희선도 '전국'에 깜짝 출연, 스크린 복귀식을 중국에서 가졌다.

◆한국판 브란젤리나..장동건·고소영 결혼·득남

세기의 커플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한국의 브란젤리나' 배우 장동건과 고소영이 수많은 화제를 뿌리며 결혼에 골인, 첫 아들까지 얻었다. 지난해 연인임을 공식 선언한 '이기적인 커플' 장동건 고소영은 지난 5월 결혼식을 올린 데 이어 5개월만인 지난 10월 득남했다.

열애는 물론 결혼부터 득남까지, 이들의 행보마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의 2세 민준 군이 태어날 때부터 우월한 유전자를 지녔다는 지인들의 귀띔은 물론 산후조리원, 유모차, 기저귀까지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다. 당사자들은 아직은 사생활 노출에 조심스럽다는 반응. 대신 대한사회복지회에 1억원 통큰 기부를 하며 최고 톱스타 커플다운 면모를 뽐냈다. 장동건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 '워리어스 웨이'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는 등 경사도 겹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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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 위원장 거취까지..끊이지 않는 영진위 잡음

영화진흥위원회의 진통은 올해도 이어졌다. 각종 잡음은 열거하기 벅찰 정도다.

독립영화전용관 및 영상미디어센터 위탁운영 사업자를 공모제로 전환하면서 불공정 논란이 일었고, 독립영화전용관도 사업자 선정에서 마찬가지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은 조희문 위원장의 독립영화제작지원 사업 외압 시비에서 정점을 이뤘다. 지난 국감에서는 엉터리 자료 준비로 또한 곤욕을 치렀다. 그 사이에 색깔 논란까지 불거졌다. 칸 각본상 수상작 '시'의 '0점 논란'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지난해 사퇴한 강한섭 위원장의 뒤를 이어 출항한 '조희문 호'는 쏟아지는 논란 속에 영화계와 정치권 모두의 싸늘한 시선 속에 1년2개월만에 침몰했다. 조 위원장은 해임 결정에 반발하며 소송을 낸 상태다. 2011년 영진위는 신뢰를 되찾고 제 본분을 다할 수 있을까.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악마를 보았다' 제한상영가 논란

김지운 감독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 제한상영가 논란은 최고의 이슈 가운데 하나였다. '악마를 보았다'는 개봉 직전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재편집, 재심의 끝에 청소년 관람불가로 개봉했다. 제한상영관이 없는 현실에서 제한상영가란 사실상의 사형선고였기 때문이다.

그간 독립영화나 해외 영화가 제한상영가를 받은 적은 있으나 국내에서 제작한 상업영화가 이 등급을 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더욱 파장이 컸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문제삼은 인육 장면 등은 앞서 다른 영화에서도 표현된 바 있어서 '고무줄 잣대'를 두고서도 논란이 일었다.

득급 문제가 불거진 이후 '악마를 보았다'는 잔혹성 논란에 시달리며 극단적인 반응을 얻었고, 흥행에서는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캐나다에서는 14세 등급을 받았다.

◆관객은 부재중..韓 1000만 영화 실종

지난해 극장가가 '아바타'와 '해운대' 등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내놓은 반면, 올해 극장가는 끝내 1000만 영화를 탄생시키지 못했다.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은 영화는 622만 관객의 '아저씨'. 연말 개봉작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워낙 많은 화제작들이 개봉하는 통에 관객 분산이 우려된다.

이에 한국영화가 지난 2005년부터 이어온 흥행 신화 또한 그 맥이 끊기게 됐다. 한국영화는 그간 매년 800만 이상의 대박 작품을 내놓으며 흥행신화를 이어왔다. 2005년에는 '웰컴 투 동막골'(800만 명)이 있었고, 2006년에는 '괴물'(1301만 명)이 있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디워'(842만 명)와 '과속스캔들'(820만 명)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해운대'(1132만 명)가 1000만 관객 신화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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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스크린..2010년 관객, '청불'을 보았다

2010년은 유독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들의 활약이 눈부신 한해였다. 올해 개봉작중 최고흥행기록을 세운 '아저씨'(622만명)를 비롯해 '이끼'(337만명) '방자전'(301만명) 등 300만 클럽에 가입한 한국영화 6편 중 절반이 청소년관람불가다. 각각 271만, 220 관객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와 '하녀' 또한 청소년관람불가였다.

이는 한국영화 산업의 위축과 2008년 '추격자'의 흥행 이후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드는 스릴러가 양산된 결과다. 잔혹한 장면이나 성적인 묘사가 없는 '이끼'와 '부당거래'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는 등 영등위의 잣대가 다소 엄격해 진 것도 한몫했으며, 경제가 어려워지면 피가 넘실대는 잔혹극과 신파, 코미디가 유행한다는 불황의 법칙 또한 청불 영화의 흥행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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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퇴장..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퇴임

자타가 공인하는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아버지,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퇴임했다. PIFF를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길러낸 그는 오는 2011년 전용관 '두레라움'의 개관을 앞두고 아름다운 퇴장을 맞았다.

그의 마지막을 함께한 제15회 PIFF는 총 상영작 306편 중 절반 이상을 월드 프리미어와 인터네셔널 프리미어 작품으로 꾸리는 등 실속 있는 구성을 보여줬다. 상영편수가 줄었음에도 지난해에 비해 1만 명가량 늘어난 18만 2046명의 관객을 동원, 새로운 도약을 위해 내실을 튼튼히 다졌다.

김 위원장의 퇴임을 기리는 행사도 진행됐다. 영화제 기간 동안 '열정-김동호 & Friends'라는 제목으로 사진전이 열렸으며, 지난 10월 14일 열린 송별파티에는 국내외 400여 명의 영화인들이 모여 15년간의 김 위원장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를 보냈다.

◆안타까운 죽음..박용하, 곽지균, 트위스트 김 자살 및 사망

올해 영화계는 박용하, 곽지균 감독,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등 걸출한 배우와 감독을 잃었다. 지난 5월과 6일 곽지균 감독과 한류스타 박용하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안겼고, 지난달 30일에는 원로배우 트위스트 김 또한 4년간의 뇌출혈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이들은 마지막 가는 길까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일본에서 '아메오토코(雨男·비를 부르는 남자)'라 불렸던 박용하의 사망일과 발인식, 삼우제 때는 어김없이 비가 내렸으며, 곽지균 감독과 트위스트 김은 쓸쓸한 빈소 풍경으로 원로 영화인들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 기간 동안 곽지균 감독을 기리는 추모전과 추모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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