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수삼'에 밀린 착한 '민들레가족'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0.03.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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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지난 7일 방송된 MBC 주말극 '민들레가족'(극본 김정수·연출 임태우)이 기록한 시청률이다.(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일일기준)

경쟁작 KBS 2TV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가 시청률 40%대를 육박하는 것과 비교하면 미약한 수치다. '수상한 삼형제'는 회를 거듭할수록 얽히고설킨 등장인물의 갈등 고조로 시청률이 무섭게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사실 '수상한 삼형제'는 '막장드라마의 대가'라고도 불리는 문영남 작가의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작품. 역시 예상대로 문 작가의 전작인 SBS '조강지처 클럽'과 마찬가지로 막장논란에 휩싸이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에 반해 '민들레 가족'은 착한드라마다. 가족이라는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수상한 삼형제'와는 광의적으로 비슷한 소재를 다루지만, 면면은 다르다.

가족 구성원의 결혼이라는 에피소드가 똑같이 등장한다 하더라도, '수상한 삼형제'가 원수의 가문이라면, '민들레가족'은 평범하다. 그저 딸을 더 좋은 곳에 시집보내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 평균 아줌마의 속내를 그대로 그린다.


지난 7일 방송분에서는 재하 (김동욱 분)와 혜원(이윤지 분)의 결혼이야기가 화두였다. 결혼을 채근하는 아버지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재하는 혜원에게 구조요청을 하고, 혜원은 영문도 모른 채 선을 보다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재하의 스튜디오에서 첫 상견례를 한 재하와 재하 아버지, 혜원과 혜원 어머니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혜원 어머니인 김숙경(양미경 분)이 친구 이필남(이미영 분)을 내세워 재하의 집에 사전답사를 가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등 시청자의 잔잔한 웃음을 유발하는 내용이 공개됐다.

물론 이 드라마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사이코패스를 연상케 하는 결벽증 환자 민명석(정찬 분)이 드라마를 다소 무겁게 하지만, 막장논란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 드라마는 향후 김동욱과 이윤지의 결혼과정이 예고되면서 신선함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상한 삼형제'의 높은 벽은 쉽사리 허물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수상한 삼형제'의 오대규-김희정-김애란의 삼각관계, 즉 오대규와 김애란의 불륜이 예고되면서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옥살이를 마친 도지원의 과거 남자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이 역시 시선잡기에 일조하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수상한 삼형제'가 연장에 돌입하면서 결국 착한 드라마 '민들레 가족'과의 시청률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서울 금호동에 살고 있는 회사원 김 모씨(35)는 '민들레 가족'을 시청하며 "주말 가족극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막장논란에 불편한 드라마보다는 가족극의 경쾌함을 최대한 살린 건강한 웃음 유발을 하는 '민들레 가족'에 대한 호평이다.

비록 시청률은 한 자릿수로 저조하지만 막장드라마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민들레가족'은 고정시청자들에게는 고마운 드라마로 각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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