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2NE1보다 바쁜 '양사장'에게 2009년은?①(인터뷰)

[2009년 가요계 연말결산-핫인터뷰③]

이수현 기자 / 입력 : 2009.12.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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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사진=YG엔터테인먼트
'프롬 YG(from YG)'라는 코너를 혹시 알고 있는가. 이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한 코너로 YG의 실질적 수장인 양현석이 팬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비정기적으로 글을 게시하는 곳이다.

이처럼 직접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나서는 기획사 사장이 얼마나 될까. 대중들이 꼭 알아줬으면 하는 게 뭐가 있냐는 질문에 "가장 예민하게 신경쓰는 부분이 소속 가수들과 팬들의 마음"이라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팬들에게 오해받고 싶진 않다"고 대답하는 그다.


이처럼 자신들의 음악과 문화를 사랑해주는 이들을 살뜰히 챙기는 마음이 오늘날의 YG를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올해 이미 거물급이 된 신인 2NE1과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의 솔로데뷔라는 성공을 거머쥐기 위해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을 양현석을 만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의 소회를 들어봤다.

지난 5일과 6일 지드래곤의 첫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한 그는 굉장히 고무되어 있었다.


-올해는 YG에 있어 어떤 한 해였나.

▶YG의 음악이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아 성공했다고 보겠지만 회사 안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문제들로 굉장히 힘들었다. 지나고 나니 '내가 성장하기 위해 겪었던 어려움이구나' 생각한다. 앞으로는 똑같은 문제점은 없을 거란 점에서 많이 배운 한해였다. 하지만 2NE1의 성공적인 데뷔나 지드래곤의 솔로 활동에 있어서는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지드래곤 자체가 관심을 많이 모으는 친구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사건이 있다면.

▶2NE1을 성공적 데뷔, 그리고 지드래곤의 표절시비 두 가지다. 특히 표절시비는 YG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YG는 기획사보다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냥 저희가 만든 콘텐츠를 들으면서 즐기고 결과물을 보고 좋아했으면 좋겠다. 너무 관심이 많아진 것 같아 좋으면서도 부담스럽다. 뭘 해도 말들이 많으니까 주춤하게 되는 것 같아서 싫다. 정도(正道)를 걷는데 두려움 없었던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표절시비 외에도 MBC와 불화설 등도 화제였는데.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인터넷도 전혀 하지 않는 저희 어머니가 'MBC와 싸우지 말라'고 하시더라. 매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저희 어머니도 잘못 알고 계신데 대중은 오죽할까 싶었다. 크지 않은 일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것이 YG의 방침이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올 초 세운 목표 중 생각보다 더 잘 된 목표가 있다면.

▶2NE1의 성공은 기대 이상이었다. 2, 3년 정도는 걸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1년 만에 이 정도로 멤버들과 2NE1의 노래를 알렸다는 점에 대해 만족한다.

-올 한해 아쉬웠던 점은 없나.

▶빅뱅 음반을 내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 일정 때문에 내년으로 미뤄졌다. 내년엔 반드시 빅뱅 새 음반을 내겠다. 지드래곤과도 공연 끝나자마자 '이제는 빅뱅 음반에 집중하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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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사진=YG엔터테인먼트
-유독 신인 그룹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한해였다. 혹시 YG 가수들 외에 다른 눈에 띈 가수들이 있나.

▶2PM,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정도가 활발한 활약을 벌인 것 같다. 올해 갓 데뷔한 신인들 중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YG에서는 내년 새로운 신인을 공개할 예정이 없나.

▶현재 YG에는 연습생이 거의 없다. 공개 오디션도 7, 8년 전 한 번 연 것 밖에 없다. 13~16세 정도의 어린 친구들을 선발해 3, 4년 정도 함께 공부시켜보고 싶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뒷받침해줘서 그 친구들의 도드라진 면을 더 도드라지게 하고 싶다. 오디션이든 다른 방법으로든 새로운 인재를 좀 뽑아볼 생각이다.

-꿈꾸는 가요계의 이상향이 있다면.

▶시상식, 차트 등 지금까지 잘못된 관행으로 이어져왔던 것들이 무너졌으면 좋겠다. 억지로 기획사의 힘으로 1등 하고, 엔딩 무대에서는 그런 관행을 저주할 만큼 싫어한다. 대중들이 인정하지 않는 1등은 오히려 손해다. 온라인차트가 훨씬 더 정확한 순위라고 생각한다. 현재 음반 판매량도 정확하게 집계하는 차트가 없지 않나. 누가 봐도 신뢰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경쟁 구조가 됐으면 좋겠다.

-현재 YG는 어느 정도 지점에 와 있다고 생각하나.

▶YG는 지누션, 원타임 등 힙합으로 시작해서 세븐, 빅마마, 거미, 휘성이 나오면서 규모가 커졌다. 아이돌을 표방해서 나온 건 빅뱅이 처음이다. 빅뱅과 2NE1으로 YG는 3세기를 맞이했다. 5세기, 10세기를 맞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발전하는 팀들을 만들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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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사진=YG엔터테인먼트
-빅뱅, 2NE1을 통해 기존에 대중들이 갖고 있던 아이돌에 대한 인식을 많이 바꿨는데.

▶못생기면 YG 출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저도 잘생기고 예쁜 친구들 좋아한다. 하지만 기준이 좀 다를 뿐이다. 제 관점에서 예쁘고 잘생긴 건 자기 일을 열심히 한다는 의미다. 외모 위주로만 뽑다 보면 실력이 부족한 경우가 생기게 된다. 사람들은 대성이를 보고 못생겼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매력 있다. 정형화된 이미지와는 분명 다르다. 그런 기존의 이미지를 파괴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빅뱅'이라는 그룹명을 짓기도 했다.

-앞으로 더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이효리 같은 스타일의 재능 있는 여자 솔로를 만들어보고 싶다. 3, 4년 뒤 쯤에는 더 많은 멤버를 모아서 또 다른 스타일의 남자 아이돌 그룹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당분간 빅뱅, 2NE1, 거미, 세븐 등 중복된 이미지의 가수는 안 만들겠다. 내년부터 음악과 관련된 더 큰 사업을 벌이려고 생각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직 비밀이다.

-새해 목표가 있다면.

▶새해에는 세븐과 거미에 집중하려고 한다. 많이 기다려준 친구들이기 때문에 거기 몰입하고 싶다. 세븐의 경우에는 더 많은 애정을 쏟고 집중해야 하는 앨범이다. 세븐은 기존의 느낌을 다 버리고 새롭게 탈바꿈하지 못하면 안 된다. 당분간 세븐은 한국과 일본 프로모션에 집중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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