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꽃미남 대신 나이트 양아치, 기대하시라"(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9.07.1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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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욱. ⓒ홍봉진기자 honggga@


배우 김동욱. MBC '커피프린스 1호점'에 나왔던 그의 해사한 얼굴을 기억한다. 커피점의 꽃미남 바람둥이 진하림 역을 맡은 매력을 폴폴 풍기며 보는 이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더란다.

그 후 2년, 김동욱은 충무로와 여의도에서 가장 바쁜 배우가 됐다. '커프' 이후 출연작만도 시트콤 '못말리는 결혼', 영화 '달콤한 거짓말', '동거, 동락', '카페 서울', '오감도', 드라마 '파트너'까지 무려 6편. 최근에는 뮤지컬까지 진출했다. 찾는 이들이 많았고, 무엇보다 탐나는 모든 작품에 덤벼들었던 26살 배우의 욕심이 큰 몫을 했다.


그리고 김동욱의 다른 새 영화 '국가대표'(감독 김용화·제작 KM컬쳐)가 개봉을 앞뒀다. 한국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실화를 담은 이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은 오로지 군대에 안 가겠다는 일념으로 팀에 합류한 나이트클럽 웨이터 흥철. 곱상한 꽃미남을 벗은 김동욱은 "기대하시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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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욱. ⓒ홍봉진기자 honggga@


-요즘 제일 바쁜 배우라더라.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다. 어찌 보면 행운이다. 좋은 작품을 한 번에 만났는데 놓치지 않고 다 하게 됐다. 원래 욕심이 많아 덤비는 스타일이다. 하고 싶은 건 해야 직성이 풀린다. 작품 고르는 게 이기적이다.(웃음)

-'국가대표'엔 어떻게 출연했나.

▶시나리오 3분의 1을 읽었을 때 느낌이 왔다. 막연하긴 한데, 꼭 해야겠다는. 그 땐 무슨 역인지도 몰랐는데 어떤 역할이든 무조건 하고 싶었다.

내가 맡은 홍철이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촌스런 양아치다. 나름 마초적으로, 멋지게 살아보자고 하지만 남들이 볼 땐 꼴통이다. 선수가 돼서도 사람은 안 달라진다. 저희 영화 속 사람들이 다 그렇다. 개인적으로 성장하지만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훈련 강도가 장난이 아니었다는데.

▶한여름 3개월간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이랑 같은 강도로 훈련을 받았다. 밥 먹고 훈련만 하는 거다. 체력 훈련이 너무 힘들었나. 훈련이 끝나면 너무 힘들어서 굴러다녔다. 단기간 내에 해야 하니까 병 난다고 쉴 수가 없는 거다.

-그런 고생을 하니 같이 출연한 팀이랑 더 돈독해졌겠다.

▶절친이 돼버렸다. 같이 살다시피 하면서 가족보다 더 많이 보고 오래 있었으니까. 극중에서는 관계가 좀 다르다. 같이 운동하며 친구가 되지만 한 번도 '허그'가 없다. 그게 오히려 리얼하다.

-우뚝 솟은 스키점프대가 아찔하진 않았나.

▶평창에 있는 스키점프대는 타워를 세워 만든 거라 밑이 절벽이다. 그건 뭐… 올라가 보면 진짜 눈물이 난다. 고소 공포증이 있다. 처음엔 발 디디는 게 힘들어서 기어서 내려갔다.

그냥 체념을 했다. 고소공포증은 극복 비법이 없다. 그냥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거? 제가 제일 심해서 놀림도 참 많이 당했다. 무서워서 스키장 리프트도 못 타는데…. 놀이공원에서 제일 무서운 게 대관람차다. 데이트는 무슨, 그거 타면 여자가 날 보호해줘야 한다. 생각만 해도 심장 떨린다.

일단 그런 내가 영화를 다 찍었다는 게 뿌듯하다. 내가 나를 극복했다는 뿌듯함. 영화도 자신있다. 어떤 기대를 하고 오시든 몰입해서 보시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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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욱. ⓒ홍봉진기자 honggga@


-'커프'의 샤방샤방 꽃미남이 이미지가 아직도 강하다.

▶'커프' 이후로 밝고 경쾌한 역할들이 막 들어온다. 사람들이 너무 한 이미지에 갇히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좋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게 그래서 그렇지 '커프' 전엔 오히려 소심하고 어두운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악역 아니면 처절하고 강한 역할. 밝아진 지금의 모습이 더 맘에 든다.

-외모도 동안이고, 그런 이미지에 갇힐까 두려움은 없나?

▶예전에는 불만이 있었다. 너무 어려보이니까 나이들어 보이고 싶고, 괜히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고. 지금은 반대다. 오히려 '너 이제 좀 들어보인다' 그러면 '아직 아니야!' 하고 부정하고 싶다. 이미지도 걱정 안한다. 아직 젊고 내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게 벌써 걱정할 일인가.

-실제 김동욱은? '커프'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지 않나.

▶그런 점도 있다. 전 구속받는 걸 싫어한다. 얽매이는 걸 싫어하고, 타의에 끌려다니는 것도 싫다. 누가 하라고 하면 절대 안한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건 한 가지라도 하고 싶은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기하는 데서도 그것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연기만큼은 강요받고싶지 않다.

-여자친구 많을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

▶맞다. 고집도 세고, 말도 되게 안 듣는다. 친구들도 대부분 남자다. 대학교 들어오기 전에는 여자들이랑 인사도 잘 안했다. 덕분에 남자들만 있었던 '국가대표'도 더 으쌰으쌰 하면서 찍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나. 이젠 좀 외롭기도 하고 그렇다.(웃음) 이상형은 있다. 밝고 웃는 모습 예쁜 여자. 예전부터 결혼을 빨리 하고 싶었다. 결혼은 가족을 만드는 일이지, 그건 구속이 아니다.

-'파트너'에 출연하면서 '커프' 이윤정 PD의 신작 '트리플'이랑 경쟁을 하고 있다.

▶'커프'는 평생 기억에 남을 작품인데, 본의 아니게 이렇게 됐다. 촬영 들어가기 전엔 이윤정 감독님에게 '엑스트라라도 써 주세요, 행인 3이라도 할게요' 그랬다. 솔직히는? '파트너'가 더 잘 됐으면 좋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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