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모른다던 호시노, TV중계선 극찬

조철희 기자 / 입력 : 2008.08.2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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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감독이 해설자로 나서 이승엽을 극찬했던 2007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요코하마 개막전. 이승엽 팬카페 '리러브'가 편집한 TBS중계화면 캡처.


호시노는 이승엽을 잘 알고 있었다.

이승엽이 누구냐던 호시노 센이치(61) 일본 올림픽야구대표팀 감독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승엽을 철저히 분석하고 있었다. 급기야 이승엽 출전경기의 TV중계에서는 이승엽의 장점을 극찬하기까지 했다.


호시노 감독은 지난 2007년 3월30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시즌 개막전 TV중계(TBS)의 해설자로 나와 이승엽에 대해 여러가지 발언을 했다.

이 경기 4회초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자 캐스터 마츠시타 켄지는 "일본이 올림픽에 나가려면 이승엽을 어떻게서든 막아내야 하지 않냐"고 물었다. 호시노 감독은 "그렇다. 그러기 위해 각 투수의 (이승엽을) 공략하는 모습을 연구 중"이라고 답했다.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이미 이승엽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 들어간 것이었다.

호시노 감독은 또 "이승엽의 장점이라면 웬만한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 같은 변화구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직구를 기다리다가도 변화구에 (배트가)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중계진의 이승엽에 대한 찬사는 계속됐다. 캐스터는 "(이승엽은) 지난 시즌 무릎이 아픈 가운데 줄곧 시즌 마지막까지 경기에 계속 출장하는 등 '팀을 위해서'(for the team)라는 생각이 상당히 강하다"고 극찬했다. 그러자 호시노 감독도 "(그런 의식이) 강하다. 한국 선수들이 특히 그런 '팀을 위해서'라는 생각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호시노 감독의 이 말이 끝나자마자 보란듯이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눈앞에서 이승엽의 시즌 첫 홈런을 지켜본 호시노 감독은 "이야 이야 이야"라며 탄성을 내질렀다. 또 "(배트) 끝쪽이 아니었나 생각했었는데 (넘어갔다)"며 이승엽의 '괴력'에 감탄했다. 다른 해설자들도 이승엽이 역풍에서도 홈런을 쳐냈다는 등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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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센이치 감독


호시노 감독은 이번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 여러 망언들을 쏟아냈다.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 경기에서 흔히 있는 신경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승엽이 누구냐?"는 발언은 한국팬들의 분노를 극도로 자극했다. 물론 이 발언 역시 의도적인 수사에 가까웠지만 덕분에 호시노 감독은 한국 국민들의 '공공의 적'이 됐다.

한국 네티즌들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의 '이치로=입치로'와 더불어 베이징올림픽에서의 '호시노=혀시노'는 일본 '입야구'의 양대 지존"이라고 비꼬는 등 호시노 감독을 비난했다. 일본 네티즌들 역시 4위라는 저조한 성적에 그치고도 "야구는 불가사의하다"와 같이 애매한 발언을 한 호시노 감독을 맹비난했다.

호시노 감독은 지난 22일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 한일전을 앞두고 일본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4번(이승엽)이 이대로 잠들어 있기를 바라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게 누구냐? 제대로 치지도 못하는 타자를 4번에 계속 두고 있다니 대단하다"는 막말을 내뱉어 한국 야구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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