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림 "트로트, 이젠 내 나이에 맞는 음악"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7.05.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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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 트로트라기보다 그저 김혜림 나이에 맞게 준비했어요."

8년 만에 세미 트로트 곡 '어쩌면 좋아'로 컴백한 김혜림이 설레고 떨리는 컴백 소감을 밝혔다.


김혜림은 17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8년 만에 성인가요로 컴백하는 소감과 앨범 제작 과정, 각오 등에 대해 들려주었다. 김혜림은 여전히 밝고 건강했으며, '여의도 마당발'답게 성격도 시원시원했다.

김혜림은 "'어쩌면 좋아'가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응원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1989년 'D.D.D'로 데뷔한 김혜림은 라틴풍의 '이젠 떠나가 볼까'로 사랑을 받았고, '있는 그대로' 이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의 발라드 '날 위한 이별로'로 댄스가수 이미지를 벗고 발라드 가수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멀어진 지금', '메모리', '굿바이'에 이어 1999년 베스트 음반을 낸 후로는 가수로 활동을 중단하고 방송인으로서 활약해왔다. 지난해에는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를 통해 연기자로 변신하기도 했다.

-컴백소감이 듣고 싶다.

▶설레고 떨린다. 많은 분들이 따뜻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반겨줘 좋았다.

- 트로트 가수로 변신을 했는데.

▶세미 트로트가 아니다. 김혜림 나이에 맞게 준비를 했다. 386 세대들이 들으면 공감할 음악이다. 트로트라 하기엔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

-공백이 길었는데, 어떻게 음반준비를 다시 하게 됐나.

▶ 2000년까지 앨범(김혜림 베스트 음반) 활동을 했다.이후 라디오 DJ 하면서 방송인으로 활동해왔다. 그 사이 가수로 공백이 생겼는데, 때마침 음반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데다, 또 김혜림 음반의 컨셉트를 어떻게 잡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더욱이 건강이 좋지 않아 1년 반 동안 쉬고. 그러면서 공백이 길어졌다.

이후 주위에 '내가 성인가요를 하면 어떻겠느냐'며 자문을 구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결국 성인음반을 냈다. 최대한 김혜림 스타일을 벗어나지 않게 라틴 리듬을 살려서 만들었다.

-건강이 어떻게 안좋았나. 혹시 우울증인가.

▶그 동안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나보더라. 이유 없이 살이 빠지고 아프더라. 목 디스크와 척추측만 증세도 있어서 병원 치료도 받았다. 그러나 연예계 생활하면서 슬럼프는 없었다. 어머니(나애심)를 보면서 많이 보고 배운 것 같다. 연예계 생활로 우울증에 빠져본 적은 없지만, 여자로서 얼굴에 뾰루지나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웃음) 1년 반 동안 마음고생했지만 많이 웃고 내 자리로 돌아오니 언제 그랬냐는 듯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더라.

-어머니 나애심 여사는 어떤 평가를 해주셨나.

▶어머니 앞에서 한 번도 노래해본 적이 없었다. 주눅 들어서 차에서 노래연습했다. 그런데 이번 신곡을 듣고 '이제 좀 노래를 부를 줄 아는구나. 이번 음반 만든 사람들이 세련되게 잘 만들었는데 꼭 인사를 해라'고 하시더라. 또 '네 노래 들으면서 울고 있다. 자꾸 눈물이 난다'고 하신다.

-어머니와 듀엣할 생각은 없었나.

▶어머니는 이미 은퇴하신 분이고, 김혜림의 어머니로만 살고 싶으신가 보다. 내가 부족해서 어머니의 노래를 리메이크하지도 못한다.

-타이틀곡 '어쩌면 좋아'는 전영록이 작곡했는데.

▶전영록 씨는 나와 먼 친척이시다. 1집에서도 2곡을 받았었다. 지난 1월에 곡을 의뢰했다.

-오랜만의 컴백이라 지금 가요계가 낯설지 않은가. 이번 음반에 대한 스스로의 기대도 클텐데.

▶음반이 잘 됐으면 좋겟다. 방송국 사람들이 나로 인해 방송국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한다. 내 노래가 떠야 좋지만, 침체된 가요계가 내가 좀 휘둘고 다녀서 살아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의 그림이 됐으면 좋겠다.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 동료에겐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 악플도 좋은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공백기간 다른 활동은 하지 않았나.

▶중간중간 콘서트도 하고 행사도 많이 다녔다. 요즘은 쇼 프로그램이 많이 없어졌지만 간간히 '열린음악회'나 '콘서트 7080' 등 음악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라디오DJ 활동에 애착이 많았다. 라디오 DJ를 하지 않았더라면 가수로 다시 도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연기자 변신에 대한 생각은 없나.

▶지난해 '오버 더 레인보우'에 카메오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진짜 드라마대로 됐다. 당시 임하룡씨와 트로트 가수를 꿈꾸는 사람으로 출연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 그러나 나는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다.

-결혼은 언제쯤.

▶결혼할 상대가 있었다면 이번 음반이 안 나왔을 것이다. 일과 사랑을 확실히 구분한다. 그러나 사랑은 늘 주위에 있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데, 그 사람은 '날 위한 이별'에 얽힌 실제 남자다.

-성시경이 '날 위한 이별'을 리메이크했는데, 들어봤나.

▶들어봤다. 느낌이 새롭더라. 내가 부른 것은 대중적이었는데, 성시경은 고급스런 팝처럼 세련되게 불렀다. 방송국에서 성시경을 우연히 봤는데, 내가 달려가 너무 고맙다고 인사했다.

-요즘 후배들 중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누군가.

▶이적 김동률 이기찬 김진표 등 이런 후배들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기찬은 자기 음반이 나올 때면 늘 먼저 들려주고 상의한다. 소방차 김태형씨와 김완선씨도 많이 응원해줬다.

-라이벌로 생각하는 가수는 없나. 장윤정은 어떤가.

▶장윤정은 노래를 맛있게 부른다. 라이벌이라기보다 사랑스런 후배다. 김혜림의 라이벌은 김혜림이다. 내가 다시 한 번 일어서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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