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 "남자와의 베드신 후회하지 않아"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6.11.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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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기 musictok@>


'왕의 남자'와 '브로크백 마운틴'이 퀴어영화(동성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 관해 저항감을 줄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이 장르에 대해 불편해 하는 시각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장래가 유망한 남자 배우가 남성간의 사랑을 전면으로 다룬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 역시 모험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한은 오는 16일 개봉하는 퀴어 영화 '후회하지 않아'(감독 이송희일ㆍ제작 청년필름)에 출연한 것에 대해 "오히려 배우로서 더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이한은 드라마 '굿바이 솔로'의 노희경 작가가 "제 7의 주인공"이라고 추켜세울 만큼 차세대 유망주로 각광받은 터러 쉬운 길을 찾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배우로서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틀리다.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며 '후회하지 않아' 출연 동기를 밝혔다.

두려웠던 부분이 조금도 없었다면 물론 거짓말이다. 이한은 "사실 영화 촬영 하루 전날까지 밤새 고민했다. 남자 간의 사랑을 잘 표현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고 털어놨다. 퀴어 영화에 출연해 다른 작품의 섭외가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석천 선배의 강의를 통해 어느 정도 감은 잡았다. 하지만 머리 속으로 알고 있는 것과 마음 속으로 체득하는 것은 틀리기 때문에 갈팡질팡하기도 했다."

그런 이한의 마음을 다잡게 해 준 사람은 다름아닌 이송희일 감독.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일찍이 커밍아웃한 이송희일 감독은 "여자친구와의 사람과 똑같다. 다만 표현하는 데 미묘한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해줘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한은 "감독님이 게이인 나를 울리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본 사람들이 '찡' 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거부감을 줄이는 게 목표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의 마음이 통해서일까,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을 때 '후회하지 않아'는 큰 호평을 받았다.

이한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너무 긴장이 되서 오히려 관객들의 반응을 잘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호의적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게 돼 기쁘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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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기 musictok@>


'내 청춘에게 고함'에 이어 또 다시 저예산 영화 "후회하지 않아'에 출연한 까닭을 "나를 찾아주는 좋은 영화가 있기에 했을 뿐"이라고 담담히 말하는 이한.

그는 '내 청춘에게 고함'에서 연기한 이성간의 베드신이 '후회하지 않아'의 동성간의 베드신보다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베드신을)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30분 밖에 없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거부감을 주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생각을 처음에는 가졌지만 그냥 정신없이 끝나고 말았다. 후회란 건 물론 있을 수 없다."

이한은 "게이 역을 맡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서 게이라고 오해를 받는다면 연기를 잘했다는 칭찬일 것"이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MBC 공채 31기 탤런트로 시작했지만 교통사고를 당해 한동안 쉴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방황했던 시기를 가졌던 그늘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이한은 8일 첫 방영된 SBS 새 드라마 '연인'에서 이서진의 오른팔을 맡았으며, 내년 1월 방영되는 KBS 2TV 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에 캐스팅돼 안방극장에서 내내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굿바이 솔로'와 '후회하지 않아'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각오를 다잡았다. 직업으로서도 조금도 소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중고(?) 신인으로서의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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