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남 작가 '소문난 칠공주', 초장부터 웃겼다

김태은 기자 / 입력 : 2006.03.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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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칠이, 땡쳤으니까 땡칠이!"(나양팔) "안돼요! 학교 가면 얼마나 놀림을 당할텐데."(경명자) "그럼 딸들이 다 칠자 돌림이니까, 그냥 종칠이로 하시죠, 종칠이나 땡칠이나."(동사무소 직원)

KBS2 '애정의 조건', '장밋빛인생' 등의 히트작을 집필해온 문영남 작가의 신작 KBS2 새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코믹한' 출발을 보였다.


28일 서울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BS2 새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연출 배경수) 기자시사회에서 선보인 1회에서는 코믹과 멜로, 일상의 감정이 어우러졌다.

무엇보다도 회상신으로 시작된 흑백장면부터 문 작가의 코믹터치가 곳곳에 나타났다. 딸만 셋인 집에 아들이 태어나기를 바라는 군인 나양팔(박인환 분)의 기대를 뒤로 하고 태어난 막내딸에게 '종칠'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과정부터 '심상치' 않았다.

분만실에서 "나양팔, 이 나쁜 놈아"라며 고래고래 악을 쓰며 아이를 낳는 경명자(김해숙 분), "만들 때는 소리없이 잘 만들더니 낳을 때는 왜 엄니를 찾냐"며 아들 낳는 태몽을 꿨다고 큰소리를 치다가 '공주님'이라는 말에 도망을 치는 친정어머니(나문희 분)의 과장된 모습은 폭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어 아이를 안고 출생신고를 하러 달려가는 나양팔과 그 뒤를 쫓는 경명자, 아역들이 맡은 덕칠, 설칠, 미칠의 아역들이 그 뒤를 따르는 장면이 다시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아들을 얻지 못한 화김에 '땡칠'이라는 이름을 지으려는 나양팔을 말리려는 것. 결국 종칠은 집에서는 '땡칠'이라고 불리게 된다.

군대식으로 네 딸들을 다루는 나양팔의 태도는 압권. 네 딸들을 연병장으로 불러모아 '엎드려 뻗쳐'를 시킨 상태에서 사채를 끌어쓴 딸을 찾아내는 장면도 이들 가정의 단면을 잘 드러냈다.

종칠(신지수 분)의 과외선생 황태자(이승기 분)의 어머니인 반찬순 역의 윤미라의 '어설픈 귀부인' 연기, 쌍둥이 자매 설칠(이태란 분), 미칠(최정원 분)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유일한(고주원 분)의 삼촌 공수표 역 노주현의 '어설픈 백수' 연기도 배꼽을 잡게 했다.

이와 동시에 이란성 쌍둥이로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으로 육사를 나온 장교인 설칠과, 얼굴은 예뻐 모든 남자들을 사로잡는 간호조무사 미칠이 서로를 향한 질투와 경쟁심으로 괴로워하는 모습, 재수생 종칠이 황태자와 몰래 춤추러 다니며 연애를 하다가 헛구역질을 하는 모습이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들에 대한 복선이 됐다.

한편으로는 나양팔이 월남전에서 자기를 구해준 전우 고지식을 추억하며 그의 묘 앞에서 "마지막 약속이 자신없어, 하지만 최선을 다했네"라고 말해 그 '마지막 약속'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며 다음회에 대한 기대를 낳는데 성공했다.

"웃음과 눈물이 교차되는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문영남 작가의 전언, 그리고 "이야기거리는 많지만 단순한 병렬, 나열식이 아닌 특유의 빛깔이 시선을 잡고, 설칠, 미칠, 일한의 삼각 러브스토리가 강하게 어필할 것"이라는 배경수 PD의 말이 어떻게 드라마화될지 주목된다.

배경수 PD는 "코믹한 점도 있지만 리얼리티를 중시하면서도 현실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인물들을 그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첫 방송은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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