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맹순이 역할, 사실은 겁났어요"

을왕리(영종도)=김은구 기자 / 입력 : 2005.09.09 08:46 / 조회 : 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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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스한 파마머리에 지극히 평범한 옷차림, 일명 '효도신발'로 불리는 컴포트 슈즈. 과거의 세련된 모습을 기억하고 KBS2 수목미니시리즈 '장밋빛 인생'(극본 문영남·연출 김종창) 촬영 현장으로 최진실을 만나러 갔지만 그녀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카메라가 평범한 아줌마에게 한참 동안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을 보고서야 눈치를 챘다. 그 자리에는 톱스타 최진실이 아닌, '맹순이'로 변한 연기자 최진실이 있었다.

6일 오후 '장밋빛 인생' 촬영이 진행된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와 인천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을 함께 다니며 과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신에 성공한 최진실과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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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살아있는 것 같다

최진실은 지난해 MBC '장미의 전쟁' 이후 1년2개월여 만에 연기활동을 재개한 현재의 기분에 대해 "살아있는 것 같아 좋다"고 밝혔다. 이혼의 아픔을 겪으며 연기활동을 중단하고 있던 지난 시간이 너무 삭막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떤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보낸 1년. 일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무기력해지고 죽어있는 듯 느껴졌다. 자신을 다시 써주는 연출자가 있을까 걱정을 하며 시간을 보냈으니 1년이 10년, 아니 100년처럼 느껴졌다는 게 최진실의 설명이다. 최진실은 "살아야 한다,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신적 고통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각오가 '장밋빛 인생'에서 최진실의 '아줌마스런' 과감한 변신을 이끌어 낸 듯 하다. 최진실은 "과거에는 드라마, 영화 등 작품과 광고모델을 병행하다 보니 깍쟁이 같은 만들어진 이미지가 강했고 그 틀을 깨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장밋빛 인생'에서는 첫 미팅 때 신경을 써서 예쁘게 하고 갔는데 작가가 이렇게 예쁘면 안된다고 혼을 내서 마음을 비웠다. 지금은 내 안에 있는 맹순이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고, 부스스하고 편한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이날 롯데월드로 최진실의 두 자녀를 데리고 온 최진실의 어머니도 한동안 최진실을 찾지 못해 고생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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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순이 역할, 사실은 겁났다

"맹순이와 내가 비슷한 면이 있어 처음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는 겁이 났어요."

최진실은 자신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장밋빛 인생'의 출연제의를 받았을 당시 기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연기를 하는 게 겁이 났다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이 극중 맹순이를 최진실로 보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최진실과 맹순이는 닮은 점이 많다. 시집을 갔어도 친가의 가장노릇을 해야 하고, 동생을 결혼시키기 위해 걱정을 해야 하고, 맹순이가 아버지를 생각하듯 최진실도 어머니를 생각하고, 아이도 둘씩 있다. 또 맹순이가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처럼 최진실도 이혼 후 모델계약을 한 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등 악재를 겪었다.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아픔을 많은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도 많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같은 역을 연기하는 것이 절반은 부담이었다고. 그러나 최진실은 자신과 비슷한 만큼 감정이입은 잘 될 수 있다는 절반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현재는 '맹순이' 역할에 푹 빠져있다.

악을 쓰고 울부짖는 등 피를 토하는 듯한 대사가 한회에 3~4번씩 나와 이를 연기하고 나면 어지럽기까지 할 정도지만 쓰러져도 촬영장에서 쓰러지겠다는 각오로 연기에 몰입하고 있다는 게 최진실의 설명. 오히려 최진실은 "나는 다른 연기자가 촬영할 때 쉴 수 있지만 연출자 김종창 PD는 계속 촬영을 해야 하고 촬영 없는 날은 편집을 해야 해 쉴 틈이 없다. 안타깝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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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와 만난 건 운이 좋았다

최진실은 또 극중 남편 반성문 역의 손현주에게 감사를 표하며 "자기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상대 연기자를 살려줄 줄 아는 연기자"라고 추켜세웠다.

최진실과 손현주가 연기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최진실은 "그동안 방송을 보면서 현주 오빠는 연기를 참 잘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내 상대역으로 현주 오빠가 결정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나를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연기에서도 생각 이상으로 호흡이 잘 맞는다"며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진실은 "'애정의 조건'에서 현주 오빠가 강아지 인형에 눈을 붙이는 일을 한 적이 있는데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인상깊게 봤다. '장밋빛 인생'에서는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한편 최진실은 자신의 복귀에 성원을 보내준 시청자들에게 "연기자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것, 내가 노력한 만큼 예쁘게 봐주시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또 "드라마 9~10부에 암선고를 받고 이후 암환자가 죽어가는 얘기가 그려질 것 같다. '완전한 사랑', '로즈마리' 등 불치병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보면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 맹순이가 죽는다면 처절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임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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