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범 "야수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주세요"

영화 '야수와 미녀' 류승범 신민아 인순이 김강우 안길강 일문일답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5.07.27 19:32
  • 글자크기조절
image


27일 오후 경기도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에서 영화 '야수와 미녀'(감독 이계벽·제작 시오필름)의 촬영현장 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영화 '야수와 미녀'는 눈먼 미녀와 사랑에 빠진 야수 목소리 전문성우 동건(류승범 분)과 동근의 사랑이자 수술로 시력을 되찾은 엉뚱 미녀 해주(신민아), 그리고 그 사이에 끼여든 매력남 검사 준하(김강우)와 준하를 타도대상으로 여기는 조폭 도식(안길강)을 주축으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


촬영현장 공개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순이씨는 어떻게 영화 촬영을 결심하게 됐는지?

▶인순이=영화사에서 연락이 왔을 때 줄거리가 너무 재미있었다.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달랐다면 많이 망설였을텐데 그래도 노래하는 역할이라 빨리 결정할 수 있었다. 3장면 정도 나오고 대사도 엄청 많다.(웃음) 대사가 두 개 있다. 저로선 굉장히 열심히 했다. 적은 분량이지만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알차게 나올 것 같다.


-신민아씨는 전작 '달콤한 인생'에서는 첼리스트였는데 이번에는 피아니스트다. 연습은 얼마나?

▶신민아=사실대로 말씀드리면 '달콤한 인생' 때 첼로 연습했던 것보다는 많이 못했다. 하지만 짬나는 대로 연습했다.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늘기 마련인데 그러질 못했다. 어색한 부분이 있더라도 많이 봐달라.

-류승범씨는 야수 역인데 꽃미남이 아니지만 흉칙한 야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야수 역할을 맡게 됐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류승범='야수와 미녀', '미녀와 야수' 동화적인 선입견이 있다. 야수라는 것이 어떤 건지 이 영화를 시작하면서 많이 생각했다. 이 영화에서의 야수는 조금 다를 것 같다. 선입견을 조금 버려주시면 좋을 것 같다.

-극중 괴물 목소리를 내는 성우라는 점에서 야수가 된 건가?

▶류승범=이 친구가 괴물 목소리 전문 성우다. 그래서 괴이한 목소리를 낸다. 아까 질문에 덧붙인다면 지금 권상우씨도 '야수'란 영화를 찍고 있다. 여러가지 상황들이 컴플렉스 아닌 컴플렉스가 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된다. 저희 영화는 꽃미남과 야수, 잘생긴 남자와 못생긴 남자의 사랑 쟁탈전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야수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분은 보통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 거다.

-류승범씨는 성우 역에 대한 특별한 느낌이 있는지? 류승범씨와 안길강씨는 이번에는 협력관계가 되는 건가?

▶류승범=지금도 안길강씨는 저를 괴롭히고 계신다.(웃음) 예전에 '아치와 씨팍'이라는 애니메이션 더빙을 했는데 너무 어려웠다. 저는 게다가 후시를 잘 못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정말 그렇다. 제가 좋은 목소리를 가졌다 해도 성우는 못할 것 같다.

▶안길강=절대 협력관계는 아니다. 예전처럼 사이는 상당히 안좋다. 일상에서도 안좋고, 별로 안좋다. 이런 상태로 계속 갈 것 같다.(웃음)

-이계백 감독은 이번이 첫 작품이다. '안절부절 로맨스'라는 설명이 붙은 이 작품을 어떻게 설명하겠는지?

▶이계백 감독=조수 생활도 오래 하고 영화쪽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감독이 되면 특별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별다를 게 없다. 현장이 재미있고 좋고 그렇다. 끝까지 마무리짓겠다는 생각도 있고, 나중에 관객들과 좋은 교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김강우씨의 캐릭터를 설명해달라. 연기의 매력이 있다면?

▶김강우=검사 탁준하 역이다. 아주 자신만만하다. 그러다가 해주를 보고 한눈에 반해 자신감있게 다가간다. 능력도 있고 모든 일에 완벽한 캐릭터인 것 같다. 배우의 매력은 좀 어려운 것 같다. 김강우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사실 저도 잘 모른다. 하나하나 연기를 해가면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돼가는 것 같다. 그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신민아씨는 순수함이 강조되는 캐릭터를 연달아 맡게 됐는데?

▶신민아=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현실과 동떨어진 영화가 되지 않을까 우려를 했던 것은 사실이다. 의상만 봐도 정말 동화같고 만화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흔히들 촬영장에서 논다고 하는데 '야수와 미녀'를 찍으면서 그게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혜주는 백치미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매력적인 인물로 완성시키고 싶다. 현장이 무척 재미있다. 하다보면 저도 웃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저 또한 기대가 된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다양한 카메오가 출연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이계벽 감독=사실 매일매일이 재미있어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다. 지금도 옆에 인순이 선생님이 계시지만 제가 원래 팬이었다. 나오시면 재미있지 않을까 했는데 모두들 선뜻 해주겠다고 하셔서 좋았다. 특히 (인순이) 선생님께서 해주시겠다고 했을 땐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었다. 현장에서도 많이 준비하셔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셨다.

-장애인 역을 맡은 소감은?

▶신민아=혜주는 재즈바에서 일하는 시각장애인이다. 약간의 속임수라고 해야 하나? 눈이 안보이지만 마치 눈이 보이는 것처럼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제가 모델을 정해놓고 똑같이 해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고등학교 때 교장선생님 따님이 시각장애가 있었다. 그 친구가 눈이 안보인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내게 '언니 오늘 너무 예뻐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장애인이라고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세상을 아름답고 밝게 본다. 귀로 세상을 듣는 해주 역시 오히려 상상력이 더 풍부하고 아기같다고 생각했다.

-혹 야수 캐릭터를 맡고 얼굴을 고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나?

▶류승범=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나의 아주 작은 결점이 남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데 컴플렉스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친구(자신이 맡은 구동근)가 그런 고민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저 개인적으로는 살면서 계속 제 얼굴을 보면서 '이거 고쳐야하는데'하는 생각은 안한다. 다만 제가 직업이 배우고 주변에 화려한 사람들, 외모로 각광을 받는 사람이 주위에 있으니까 그런 질문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가 기자로 반대 자리에 있었으면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중학교때 '아이참'이라고 해서 쌍거풀 만드는 스티커가 있었다. 친구가 가지고 왔길래 붙여본 적은 있다.

-인순이씨에게 묻고싶다. 배우의 매력이 있다면? 또 앞으로도 이런 카메오 출연 등에 도전할 의향이 있나?

▶인순이=배우란 건 나 외에 다른 인생을 살아보는 기가막힌 매력이 있다. 가수는 관객을 앞에 두고 3분 안에 모든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안되면 또 찍고 또 찍고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니까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같은 걸 하다보니 그것도 힘들겠다 싶더라. 가수는 무대에서 모든 걸 불살라버리면 그만이다. 배우는 참 힘들겠더라. 가수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모험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라도 내 인생의 활력소가 되겠다, 재미있겠다, 사랑하는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겠다, 판단이 되면 누드모델만 빼고 어떤 것이든 다 할 자신이 있다.

<사진=박성기기자>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