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드라마 '사육신', 왜 외면받았나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7.1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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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송사의 주문으로 북한조선중앙TV에서 제작한 최초의 드라마. 조미료를 치지않은 무공해 사극. 한국 안방에서 맛보는 북한 드라마의 현주소. 파격적인 수목 10시대 편성. 남북 방송합작의 가능성 모색….

KBS 2TV 수목드라마 '사육신'이 1일 종영했다. 마지막 시청률은 2.2%. 드라마는 단 한번도 7.6%라는 첫방송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한 채 추락을 거듭했다. 그리고 드라마의 적잖은 의미는 드라마 황금시간대 1%대라는 극단적으로 낮은 시청률을 기록한 끝에 빛이 바랬다.


한국의 시청자들은 왜 '사육신'을 외면한 것일까.

▲낯설기만 한 북한.. 이질감 확인

드라마 방송을 앞두고 지난 7월 말 열린 '사육신'의 시사회에서 나온 가장 많은 반응은 '낯설다'였다. 등장 배우, 북한식 말투, 과장된 몸짓, 단조로운 의상. 하다못해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북한식 자막 글자체까지. 국내 시청자에게는 어색하게만 다가왔다.


KBS는 북한이 제작한 완성본에 아무런 수정을 가하지 않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삼았다. 음악은 물론 자막까지 전혀 손대지 않았다는 것을 자랑삼아 밝혔을 정도다.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화제를 일으키겠다는 복안이었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달랐다.

북한 최고의 스타들이 포진했다지만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낯선 신인이나 다름없었다. 북한식 사투리의 흔적이 느껴지는 말투 등은 제대로 알아듣기 조차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상 등의 수준도 점점 화려해가는 한국 사극과는 격이 다르다는 것이 일관된 평가다.

▲'재평가' 없는 선과 악의 이분법

남북의 문화적 이질감 외에 극의 단편적인 이야기 구조도 국내 시청자들이 '사육신'을 외면하게 한 이유로 꼽힌다.

수양대군과 사육신, 단종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은 국내에도 많았다. KBS 대하사극 '용의 눈물'과 '한명회' 등은 그 대표격이다. 그러나 냉혹한 권력가나 약삭빠른 모사가 등 역사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된 이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등 새로운 해석을 가미하며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역사서를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새로운 해석이나 드라마틱한 반전을 추가하는 국내 드라마와는 달리 '사육신'은 고전적 평가를 그대로 따른다. 때문에 세조의 편은 모두 악인, 사육신과 단종의 편은 모두 선인이라는 흑백의 이분법 구조가 마련됐다.

시청자들의 눈은 이같은 약점을 정확하게 짚었다. "사육신 편이 아니면 모두 나쁜놈이냐?", "스토리가 진부하다", "드라마적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몇몇 시청자들은 "1980년대 '조선왕조 500년'을 보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비디오급 화질, 더빙 대사.. 기술력 격차

드라마를 통해 확인되는 남북한의 방송 기술 격차 역시 극의 관심을 반감시켰다.

HD방송이 점점 일반화되고 있는 요즈음, 다수의 공중파 드라마들이 HD급 화질과 음질을 구현한다. 시청자들 역시 이같은 고품질 방송에 점점 익숙해져가는 추세다.

남한 측의 장비와 기술 지원이 있었다지만 '사육신'은 화질과 음질에서 HD급을 결코 따라잡지 못하는 수준을 보여준다. HD에 비하면 비디오급 화질에 불과하다. 북한에서는 아직까지 후시 녹음이 일반적이어서 동시 녹음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더빙이 사용됐다.

그렇지 않아도 익숙하지 않은 발성과 발음이 더빙 처리돼 흘러나오는 데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청자가 적지 않다.

▲'태사기'-'로비스트'.. 막강한 경쟁 드라마

대작 경쟁드라마가 속속 경쟁에 가세하면서 '사육신'의 입지는 더더욱 좁아졌다. 하필이면 같은 시간대 경쟁사인 MBC와 SBS는 최고의 화제작 '태왕사신기'와 '로비스트'를 배치했다. 물량과 기술력을 앞세운 두 작품과의 비교 속에 '사육신'은 점점 초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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