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 사진제공=스타십엔터테인먼트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2 글로벌 한류 트렌드' 보고서에서 케이팝의 인기 요인을 묻는 질문에 해외 한류 소비자들이 '중독성 강한 후렴구 및 리듬'(18.3%)을 첫 번째로 꼽은 것도 이를 보여준다. 2018~2021년 조사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뒤이어 14.8%의 응답자가 '가수 및 그룹의 매력적인 외모 및 스타일'을 꼽았다. 이 응답과 관련한 다양한 분석도 최근 케이팝 걸그룹들의 활약상을 또 다른 방향에서 가리킨다.
#'걸크러시' 그리고 '나'
최근 걸그룹들이 여성 소비층을 더욱 탄탄한 주력 팬덤으로 구축해가는 현상도 이와 관련 깊다. 써클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홈페이지 칼럼을 통해 "4세대 걸그룹 중 앨범 구매 남녀 성비에서 남성보다 구매력이 높은 여성이 우위인 걸그룹이 많다"고 분석했다. 블랙핑크가 지난 10월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펼친 월드투어 첫 무대의 관객 가운데 여성이 69.1%의 비중을 차지(인터파크 자료)했다는 통계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그 핵심으로 '걸크러시' 콘셉트를 꼽는다. 특히 이야말로 최근 케이팝 걸그룹들이 이전 팀들과 뚜렷이 달라 보이게 하는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칼럼에서 "2010년대 중반까지 내수 위주의 섹시 콘셉트 걸그룹에서 블랙핑크의 전 세계적 성공 이후 글로벌 걸크러시 콘셉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피지컬 앨범 시장에서도 걸그룹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걸크러시의 사전적 의미인 'Girl Crush(girl + crush on), 여성이 다른 여성을 선망하거나 동경하는 마음 또는 그런 현상' 그대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최근 케이팝 걸그룹의 글로벌 성과도 이 같은 팬덤의 욕망에 부합하는 콘텐츠의 힘이라고 설명할 만하다. 23일 '케이팝 세계지도'를 공개하며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케이팝레이더의 콘퍼런스에서도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뉴진스, 사진제공=어도어 |
#'포스트 BTS 시대'로 간다
케이팝의 상징과도 같았던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멤버들의 군 입대를 예정하면서 이른바 'Post(포스트)-BTS 시대', 곧 'BTS 이후' 상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향후 글로벌 케이팝 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시각도 조심스레 나온다.
하지만 케이팝 걸그룹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스타들의 활약이 더욱 무대를 넓혀갈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의 지인해 애널리스트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격월간 '한류 나우(NOW)' 최근호에서 "꾸준한 앨범 판매량, 견조한 글로벌 음향/영상 무역흑자, 추세 상승 중인 케이팝 아티스트별 유튜브 구독자"를 "대표적인 지표"로 하는 "글로벌 팬덤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걸그룹 대전에 블랙핑크가 이번 정규 2집 앨범으로만 250만장 이상을 판매하는 등 걸그룹 호황 등 포스트(Post)-BTS도 슬슬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