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숙박·티켓 모두 공짜" 개최국 카타르, 팬마저 돈으로 샀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11.3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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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응원단./AFPBBNews=뉴스1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가 팬마저 돈으로 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 망신을 샀다.

미국 매체 뉴욕 타임스는 30일(한국시간) "카타르는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1500여 명의 외국 국적의 축구 팬들을 데려왔다. 레바논 출신이 주를 이뤘으며, 이집트, 알제리, 시리아 등에서도 동원됐다"고 밝혔다.


카타르 경기에 너무 낮은 관중들이 모일 것을 염려한 것이 이유였다. 2022년 기준 카타르의 총인구는 279만 명에 달하지만, 카타르 국적자는 32만 명에 불과하다. 현지의 값비싼 물가 탓에 해외 원정팬들의 수도 크게 기대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눈에 띈 것이 레바논의 열성적인 축구 팬들이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카타르 관계자들은 지난 4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수백 명의 레바논 학생들과 현지 축구 팀의 팬들이 경기장의 강렬한 분위기를 재현한 이벤트를 인상깊게 봤다.

카타르는 이들에게 무료 항공권, 숙박 시설, 경기장 티켓, 음식 그리고 약간의 수당까지 제공하면서 응원을 부탁했다. 레바논 축구팬들이 주축이 된 1500명의 울트라스(열성 축구팬)는 월드컵 시작 한 달 전부터 현지에 도착해 새로운 구호 등을 만들고 연습했다. 이들도 받은 만큼 최선을 다했다.


한 레바논 팬은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같은 아랍 국가를 응원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문화를 공유한다. 그래서 우린 같은 편이다. 우린 세상에 특별한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응원단의 의지를 대변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에콰도르와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 전 세계 축구팬들은 카타르 골대 뒤에서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국가를 부르는 열성적인 팬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돈으로 산 응원은 한계가 있음을 단 한 경기만에 드러냈다. 카타르는 에콰도르와 첫 경기에서 전반에만 2골을 허용했다. 그러자 대다수 관중들이 경기장을 떠났고 후반전에는 휑한 관중석만이 보였다.

또 다른 미국 매체 ESPN은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을 위해 2200억 달러(약 291조 원)가 넘는 돈을 지출했다. 이는 앞선 8번의 월드컵을 개최하는 데 들인 비용보다 두 배는 더 많다. 관중도 돈으로 살 수 있었겠지만, 90분 내내 응원을 펼칠 팬은 살 수 없었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한편 카타르는 이날 네덜란드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0-2로 패하며 승점 1점도 얻지 못한 채 월드컵 무대에서 사라지게 됐다. 개최국이 승점을 따지 못하고 전패로 탈락한 것은 월드컵 92년 역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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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전인 카타르-에콰도르 경기가 열린 알바이트 스타다움에서 텅 빈 관중석이 눈에 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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