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손흥민도 못 해본 '대기록'... 24살 조규성이 해낸 멀티골 [월드컵 현장]

알라이얀(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1.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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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이 28일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전에서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월드컵 골은 상상만 해봤는데, 실현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가나에 아쉬운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팬들에게 짜릿하고 행복한 감정을 안겨다 준 선수가 있다.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24·전북현대)이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3분 새 연속골을 터뜨렸다. 박지성, 손흥민 등 그 어떤 레전드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도 더했다.


조규성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전에 선발 풀타임 출전해 멀티골을 터뜨렸다.

전반에만 2골을 실점하며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 터뜨린 역전골이었다. 조규성은 후반 13분 이강인(21·마요르카)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추격의 불씨를 지피더니, 3분 뒤 이번엔 김진수(30·전북)의 크로스를 또다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0-2로 뒤지던 경기를 2-2로 따라가는 드라마 같은 추격을 조규성 홀로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피지컬이 강한 가나 수비진 사이를 비집고 터뜨린 골이어서 의미는 더욱 값졌다. 전반 연속 실점으로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 그야말로 '기적'을 꿈꾸게 했던 행복한 골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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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이 28일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결과적으로 조규성의 멀티골은 후반 23분 추가 실점을 허용한 뒤, 경기 막판 주심의 이해할 수 없는 경기 종료 결정 탓에 2-3으로 지면서 빛이 바랬다. 멀티골을 터뜨린 조규성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대신 조규성은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역대 월드컵에서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한 경기 멀티골을 터뜨린 것이다. 박지성이 3개 대회 연속골을 터뜨리긴 했지만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적은 없었고, 손흥민 역시도 한 경기에서 2골 이상을 넣지는 못했다.

그런 대기록을 1998년생, 이제 겨우 24살인 조규성이 이뤄낸 것이다. A매치에 데뷔한 것조차 지난해였던 데다, 이번 대회 역시도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에 밀려 사실상 백업 공격수에 가까웠던 입지였는데도 한국 축구의 월드컵 역사에 중심에 서게 됐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대형 스트라이커를 알리는 활약이기도 했다.

조규성의 빛바랜 멀티골 속 한국은 1무 1패를 기록,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다음 경기는 내달 3일 오전 0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이다. 조규성은 그러나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며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또 끝까지 믿어주시면 마지막까지 열심히 뛸 것이다.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 멀티골을 터뜨린 공격수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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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이 28일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전에서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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