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떠난 3년간 무슨 일 있었길래... 이젠 트리플 크라운이 우습다

수원=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11.27 06:19 / 조회 :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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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타이스./사진=한국배구연맹
한국 V리그로 3년 만에 돌아온 아웃사이드 히터 타이스 덜 호스트(31·등록명 타이스)가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화재 시절(2016~2019년) 한 번도 못 했던 트리플 크라운이 올해는 9경기 만에 3개째 나올 뻔했다.

한국전력은 26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세트 스코어 3-0(25-21, 27-25, 25-19)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5승 4패(승점 15)를 기록한 한국전력은 OK금융그룹(5승 4패·승점 15)을 제치고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이 경기의 모든 관심은 타이스에게 쏠려 있었다. 한국전력 전력의 핵심인 타이스의 무릎 상태가 관건이었고 출전하더라도 아직 미숙한 그의 리시브는 표적이 되기 충분했다. KB손해보험은 타이스를 향한 목적타를 예고했고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리시브가 약하지만, 공격에서 뚫어주면 만회가 된다"는 믿음으로 응수했다.

결과적으로 권영민 감독의 믿음이 보답받았다. 타이스는 이날도 높은 공격 성공률(58.62%)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3득점(블로킹 4점, 후위 5점, 서브 2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트리플 크라운에 서브 득점 하나가 모자랐다. 특히 두 번째 서브 에이스는 한국전력이 3세트 20점째를 먼저 밟는 중요한 득점이었다. 다시 한 번 시도한 서브는 불발됐지만, 타이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이것마저 성공시켰다면 지난 10일 삼성화재전에서 V리그 4시즌 만에 첫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후 15일 우리카드전에 이어 3번째 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경기 후 타이스는 이때의 미소에 대해 "두 번째 서브 에이스를 하고 나선 '트리플 크라운까지 하나 남았구나' 하고 인식하고 있었다. 비록 트리플 크라운은 못 했지만, 팀이 이겨서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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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시절 타이스./사진=한국배구연맹


삼성화재 시절 타이스를 안다면 상전벽해다. 과거 그는 서브가 아쉬운 선수였다. 타이밍을 잡지 못해 서브가 상대 코트로 넘어가지 못하는 일이 잦았고, 아니면 라인을 크게 벗어나기 일쑤였다.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도 늘 이 서브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3년 만에 돌아온 타이스에게서는 이런 미숙한 부분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이를 증명하듯 올 시즌 서브 부문에서도 당당히 성공률 0.529로 리그 4위에 올랐다.

비결은 V리그를 떠나 2시즌 간 머물렀던 이탈리아에서의 경험 덕분이었다. 경기 후 타이스는 "많은 요인이 있지만, 지난 몇 년간 어깨의 어디가 아픈지 몰랐다. 서브를 위해 공을 올릴 때조차 아팠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 닥터 포르치르나가 알려준 보강, 재활 프로그램으로 훈련하면서 어깨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또 지난해 뛰었던 페루자의 수석코치가 서브를 때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토스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많은 것을 알려준 덕분에 리듬이 많이 좋아졌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차츰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활짝 웃었다.

걱정했던 수비에서도 시즌 최고 기록인 25%의 리시브 효율을 보여주며 곧잘 해냈다. 무엇보다 상대 외국인 선수 니콜라 멜라냑(23)의 파워풀한 공격을 계속해 막아낸 것이 컸다. 정석적인 공격만 감행하는 키 201㎝의 멜라냑으로는 204㎝의 타이스를 당해낼 수 없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도 경기 후 이 부분에 대해 "니콜라가 기록은 괜찮은데 결정적일 때 한 방이 상대(타이스)보다 떨어졌다"면서 "부담을 갖는 것 같다. 부담 없이 때려주면 되는데 너무 폼이 보이게끔 공격하다 보니 막히게 된다. 타이스도 높이가 워낙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어떤 공격수도 뚫기 쉽지 않다. 변칙적인 공격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공·수 모든 면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타이스다. 원래 좋았던 공격 재능에 큰 키를 활용한 블로킹 그리고 부족했던 서브까지 갖춰 이제 얼마나 많은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할지 기대된다. 처음 호흡을 맞춘 세터 하승우 역시 "내가 공을 좀 더 잘 올려주면 더 많은 득점을 할 거 같다. 올 시즌 최고의 스파이커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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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타이스(가운데)가 신영석(오른쪽)과 함께 니콜라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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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타이스./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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